작년 이맘때 아들을 여읜 친구가 달포 전 슬그머니 스마트폰 속의 아기 사진을 보여준다.
잘 생겼다며 다들 누구여? 하니 흐흐 멋적게 웃더니 손자라나?
뭐여 벌써? 우째 말도 없이 아글 낳노? 몇 달?
묻기들 바쁜데 백일 지났다며 아유~ 그냥 조용히 해먹었어 한다.
혼수구만 하고 우리도 유쾌하게 웃곤 드뎌 당신도 할마이 됐네 축하혀 덕담을 건넸다.
그 친구가 오늘 참던 하소연을 하는데...
허리 아파 죽겠는데 일주일에 한번씩 찾아오는 아들내외가 손자 안아보라 하니 난처하단다.
손자야 니가 이쁘지만 할마이가 허리가 시원잖아 그냥 들여다 볼께 하라고 코치를 하니
엄마 허리 수술한 걸 뻔히 알련만 아들이 더 할머니 한테 가라며 애를 덥석 안기더라나?
그래서 꾀를 내길 한달에 한번이나 와라 니들도 좀 쉬어야지 했다나?
와르르 웃곤 누군가가 하는 말이
똑똑한 아들 나라에 주고 돈 잘 버는 아들 처갓집 주고 그저 그런 아들 내 차지란다.
오랜만에 비소식이 있은 날 헬스든 수영이든 아쿠아든 화끈하게 마치고
느릅나무 끓인 물을 나눠 마시는 문화체육관의 오후
전국이 장마권에 들었다기에 가혹하게 바닥을 들어낸 저수지는 채우되
제발 작년같이 광화문을 물바다로 만드는 성난 폭우는 오지 말길 서로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