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손녀가 딸램을 따라 자기 집으로 갔다
근 열흘만에...
\"손주는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는 우스개 소리를 하던데
이번에 내가 그 말을 절감하게 되었다 손녀 덕분에...
내 체력의 한계를 느끼는 찰나에 데리고 갔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당최 지칠 줄 모르고 넘치는 손녀의 그 체력을 어찌 감당할 수 있을지
데리고 놀다 놀다 지쳐 소파에 쓰러지기 일쑤였다
여자 아이인데도 노는 건 꼭 남자애들처럼 과격한 놀이를 좋아한다
소파에서 커다란 방석을 향해 자기를 잡고 끝없이 점프를
시켜 달라고 하질 않나
방문을 가로질러 달아놓은 운동기구에 철봉하듯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내가 떨어질때쯤 받아주면 발음도 정확하지 않은 말로
\"한 번 더\"를 외쳐대니 그만 하자는 내 말도 듣지를 않는다
에공, 밑에서 받아주는 나는 팔도 아프고, 힘이 들어
지쳤는데 손녀는 무슨 힘이 넘쳐나는 밧데리를 끼운 인형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그런 힘이 끝도 없이 솟구치는지 원....
하루종일 놀아 주기도 정말 힘에 벅차 내가 소파에라도
누울라치면 \"함무니, 인어나\"를 외치며 나를 잡아 끌어 당긴다
할 수 없이 유선방송 만화영화를 틀어주면 몇 분간은 좀
조용히 만화 보느라 초집중을 한다
에구, 옛날에 두 딸램은 어떻게 키웠다는 건지
아, 그땐 나도 체력이 팔팔한 30대였으니 감당이 됐겠지? ㅋㅋ
이렇게 놀긴 잘 놀아도 시도때도 없이 엄마가 생각나는지
자기 집에서 가져 온 한글놀이판에서 엄마, 아빠 있는데만
찾아 계속 눌러 대며 기다리는 걸 보면 생각은 다 있다
집에서는 그렇게 업지를 않았다는데 이번에 나와 함께
있으면서 울때 마다 업어 주었더니 업는 버릇이 생겨
12Kg나 나가는 손녀를 들쳐 업고 있다보면 그렇잖아도
시원찮은 허리에선 자꾸 삐그덕대는 것 같애 염려도 된다
손녀가 가고 나면 또 다시 병원을 가야할 지도....
오후 3시가 넘어 딸램이 현관을 들어서니 내게 안겨 있던
손녀가 처음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금방
\"엄마\"하면서 자지러질듯 기쁨을 표현한다
목소리에도 한층 더 힘이 실리고 이젠 든든한 빽이 생겼다는 듯
손녀는 조금 놀더니 자꾸만 딸램의 손을 잡고 현관으로 끌고 가면서
신발을 신기라고 한다 빨리 가자는 듯....
나하고 있을 땐 그토록 \"함무니\"를 불러대더니 자기 엄마가 오니
언제 그랬냐는듯 나를 외면한다 ㅠㅠㅠ 이런 이런
이래서 애 본 공, 집 본 공은 없다 했는가?
딸램이 손녀의 짐을 다 챙겨 차 뒷좌석 카시트에 앉히니 그때서야
집에 가는 게 실감이 나는지 나와 남편을 향해 신나게
손을 흔들며 \"빠이 빠이\"를 한다
이렇게 좋은 게 엄마인데 얼마나 보고 싶었을꼬 ㅉㅉㅉ
개구쟁이, 말썽쟁이, 장난꾸러기 지효야,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라렴*^^*
(자기 기저귀를 모자처럼 쓴 장난꾸러기 손녀)
(집에 가서 어린이집 등교중인 손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