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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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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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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동서 (마지막)


BY 들꽃 2012-04-04

기태씨도  칠순이 넘어서자  이제 근력이 달려서 힘든일은 둘째가 하고 물꼬나 봐주면서

농감만 한다   감실댁 제사을 지내고  자식들이 모인자리에  기태씨는  말문을 열었다 

\" 너거들 내 말 맹심해 들어라  사람이 한 분 나면 한 분은 가는기라 

 내 가기전에 너거들 한테  재산을 갈라주라 칸다 

논은 전부을 셋으로 농갈라가 큰아는  삼분지 일에서 서마지기을 더 주고 나머지는  

둘로  농갈라가는  둘째는  막내 보담  두 마지기을 더 주고 나무치기는 막내끼다

그라고  채소밭은 둘째 앞으로  해주야겠다 큰아는 장남이니 지사도 모시고 대소가

 일도 맡아서 해야할끼고  동상들도 잘 보살피서 우애가 끈어지지 안케 해야하는

책임도 잇성께  좀더 주고  막내는 식솔도 적고 직장도 있응께 고만하면  살끼다 

둘째가  지가 실어서 안갔던 내가 몬 보냇던간에 대학 학비을 모타서면 채소밭

살만치는 될끼다  농사는 둘째한테 모타조라  넘주기보다야  낫제 그래야 우애도

있고  넘처럼 소출에 반만 가져가고  반은 둘째 주거라  지도 농자금 이서야 농사을 짖제 

채소밭에 소출은 너거 어메가 살 동안은  짐장꺼리 하머 딘장 고장 다 담가 줄끼고

후에도  둘째가 다 농갈라 묵지 지 욕심만 채우지 안을끼다  

그라고 이 집은 너거 어메 목시다

큰아 너거 생모 가고 너거들 키우니라고  고상도 만이했고 큰아 따라 성내 가봐야

답답아서  몬살끼니  여그서  둘째랑 사는기 핀할기구마  농사철에는 부지깽이도

한 목 거던다꼬  농삿일도  거들고 너그들 오면 목시 목시 보따리 사주는 재미로 살아야제

한기에는 너그들이 돌아가매 어메 데불고 다니며 기경도 시키고 맛난 음석도 사주고 해라 \"

\"이자 너그들 이견도 들어보꾸마  야기해바라 \"

그녀는 남편이 자기몫도 챙겨주는게 고맙기는 하지만 나중에 장남이 뭔소리을 할까봐 겁이나서

\"지는 괴안니더  집을 큰아 앞으로 해주이소\'

\"아이시더  아부님 말샘대로 하시소 어메 고상하시거 지들이 다 아니더\"

\"막내땜시 고상을 질로 많이 하신 어메는 지가 모시면 함니더\"

\"말만 들어도 고맙대이  내가 먼 고상했노 너거들이 고상했제 \" 

\" 아부님 말삼 명임해서 후제도 어메 잘 모실김니더 \"

장남은 사춘기때  그녀에게 모진 말한게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 

그래서  그녀을 모시고 싶어는데  생각해보니  아버지 말씀이 옳으신것 같다  

기태씨도 자기가 갈 날이 멀지안는걸  알고 있은듯 두 해을 넘기지 못하고먼길을 떠나갔다

남들은 호상이라고 하지만 그녀는 남편이 원망스러웟다  젊은날  농사 바라지며

아이들 키우고  취송하느라  편안히 앉아서 남편 얼굴 한 번 볼 여유없이 살았는데 

이제  늙으막에  부부정도 알고  마주앉아 얘기도 나눌 만하니  그녀을  혼자

남겨두고 훌훌히 떠나 가버리는 남편이 야속하기만 하다  

막내딸이 늦게 와서 장례는  오일장으로 치루었다  호상이라  상여 뒤에는 굴건제복한

상주가 여섯이나 되고 손자며 복인들도 많고  사돈댁에서도 다 문상을 와서 장례행렬이

엄청나고  길었다  그녀는  대문안에서 남편을 배웅한다

잘 가시이소  그간에 고마버심더 행님 만내가  이승에서 몬다한 정도 나누고 예  지는 

이녁옆에는  안갈라니더  한 분 넘한테 몬할짖 했서면 된기라예

삼오을 지내고  자식들이 제 자리을 찾아가고 나니  집이 텅빈것같고 허전하다

감실댁이 살아있다면 서로 위로하고  의지되어 좋을텐데  그때보다  더 허전한건

그녀도 이제 많이 늙어다는 증거일게다

소상도 지나고 대상이 몇 달 앞으로 닥아오던 어느날  들에 나갔다 들어오는

둘째가  그녀을  숨이 넘어가게 찾는다

\"어메 어디 기시니꺼 어메요\"

\"와카노  먼일로 이레싸노\"

\"서울서 큰성한테 전화 왔는데요  올해 어메 생신은 서울서 해드린다꼬

 마캐다 올라오라카디더 \"

\"야야  너 아베 대상도 안지낸는데 넘이 들어면 슝본다  암말또 말라\"

\"그렁께 큰성이 서울서 하자 안캄니꺼 어메 그리 하이시더

 안그라머 큰성이 섭섭타 안하게심니꺼 \"

\"그건 글타 여자는  삼종지도라꼬  애리서는 부모 말삼에 순종하고 출가해서는

 남편말에 순종하고  늙으면 자식말을 들어야 한다카이 너거 성 섭섭잔케 해주야 하것제 \"

 며칠 후 서울 갈준비로 온집이 부산하다  그녀는  상중이라  채색옷은 입기가

민망해서  안동포에 밤색물을 들어서 치마을 만들고  저고리는 안동포색감

그대로 만들었다  속치마며 버선도 두 어컬레 만들면서  마음은 어느새 서울에 가있다

남편이 살아실제도  장남은 늘 조심스러워  말도 잘못했는데  자기 생일을 챙겨주는

장남내외가  고맙고 미안했다  

며느리도  아이들 옷과신발을 사고 퍼머도 한다며  성내로 나가고 아들은  집을 비우는

사이 농작물에 피해가  없도록 단도리을 하느라 들로 나갔다

 제일 신나는 사람은  꼬맹이들이다   엄마 .아빠랑  서울 큰집에  간다고  동네방네 

자랑을 하려 다니느라 분주했다  

그녀가 서울로  가는날은 하늘도 맑고 바람도 알맞게 불어온다

손주녀석들은  골목길을 몇 번째 왔다 갔다  하며 어른들이 나오기을

기다리고  며느리는 막내을 업고 기저기 가방을 메고  아이들을 쫒아 나간다

\"어메 그 짐은 지한테 주시고 지손을  단디 잡으시소 \"

\"나는 괴안타 얼라들이나 잘 간수해라\"

\"보소 짐은 나주고요 어마님 잘 모시고 오소\"

할머니는 손주을  며느리는 남편을  아들은 어머니을 위하는 마음이 참으로 아름답다

젊은 엄마는 어린 아들 손을잡고 앞서가고 늙으신 어머니는 장년이된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가는 모습이 한 푹의 그림같아서 보는이의 마음이 흐뭇하다

 

## 그 동안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