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정규직 전환문제로 그래도 희망(?)을 품고 있던
딸아이가 드디어 사위와 의논하여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자기 전공도 아닌데 2년의 비정규직 더 해 봤자 경력에 도움되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딸아이를 붙잡으려고 회유하며 하는
이번 2년만 더하면 그때는 99.99% 정규직 전환을 시켜 주겠다는
달콤한 말을 뿌리쳤다고 한다
이미 지난 2년에 대한 결과가 말을 해주는데 아까운 시간을
또 다시 낭비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차라리 그 시간이면 자기 전공을 더 공부하여 차라리 전공분야쪽의
전문가가 되는 게 더 나으니까
그래서 인재관리 제대로 못 한 회사가 후회하게 만들라고....
둘이 벌다 당분간 사위 혼자 벌려면 당장 경제적으론
힘이 들겠지만 직장 다닌다고 외손녀가 하루하루 커가며
재롱을 부리는 것도 못 보고, 저녁에 돌아온 딸램을
반가워 하기 보다는 내 쪽으로만 자꾸 시선이 오는 것도
딸램으로선 서운한(?) 일이기에 잘 한 일이라 격려를 해주었다
사실 아이가 커가는 동안에 엄마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행복을 딸램대신 내가 누리는 게 많이 안타까웠기에....
외손녀가 커가면서 재롱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갈텐데
그걸 가장 가까이서 엄마가 지켜 보지 못하는 것은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자식 잘 키우기 위해 생활전선에 뛰어 들었지만 정작
자기 자식이 어떻게 커가는지 새록새록 느껴야할
재미도 직장에 나가 돈버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니까 당분간은 그게 더 의미있는 일일테니
이제 5월이면 그동안 나와 하루종일 지내느라 정이 포옥
들었던 외손녀가 자기 집으로 돌아가면 내 마음은
또 그만큼 허전해 질 게 보여 이 또한 안타까운 일이다
오늘은 출근 전에 몇 가닥 있지도 않은 외손녀 머리를
묶어 준다고 법썩을 다 떨었다
사람들이 외손녀를 자꾸 아들같다구 한다며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