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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남겨 줄 것은.....


BY 시냇물 2012-02-28

 

벌써 시어머님 상을 치룬지도 햇수론 1년이 되었다

작년 10월 30일에 돌아가셨으니.....

100일 탈상도 무사히 끝내고 자식으로서의 도리는 서운하지

않도록 한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어머님이 남기신 유산에 대한 것이다

남편은 3형제 중에선 둘째, 위로 누님이 한 분 계시다

 

제주에 살고 계시던 어머님은 홀로 자식들을 키우느라

무진 고생을 하신 끝에 워낙 알뜰히 살림을 해오셨는지라

자식들에게 생전에 밭을 골고루 분배하시고도

살고 계신 집터와 집, 밀감밭, 자식 없이 돌아가신

큰어머님의 유산까지 갖고 계셨는지라 꽤 쏠쏠한 재산가치가

있었던 것 같다

 

그 모든 걸 막내 시동생네가 제주로 내려가 농사를 짓는다면서

어머님 곁에 살다가 어느새 시동생 명의로 바꿔 놓았다

막내 시동생은 직업군인으로 서울에서 근무를 하다가 제대하면

서울에서 마땅히 할 일도 없고 하니 고향 제주에 내려가

어머님도 돌보며 밀감농사를 짓겠다며 남편에게 의논을 하였다고

한다

 

남편은 그래도 이왕 서울에서 살고 있었으니 고향에 내려가는 것

보다는 시동생 적성에 맞는 건축 일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해주었는데 기어코 내려갔다고 한다

 

그게 한 10여년 이상 되다보니 어머님은 연세가 있으시고

힘도 약해지시니 아들이 자기가 농사를 지을 때 자기 명의로

된 게 없으면 대출 받기도 힘드니 어머님 명의로 되어 있는 밭들을

자기 명의로 해놓는 게 유리하다며 야금야금 해 놓은 게

어느새 모두 시동생 명의로 넘어가 버렸다

 

어머님 100일 탈상을 끝내고 남편이 형님과 의논하여

유산 문제를 해결하려니 모두 시동생 명의로 되어 있는지라

법적으론 이길 수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남편은 어머님 유산이니 형제간에 원만히 해결하고자

대화를 시도했으나 처음엔 밭에 심어 놓은 밀감나무 등에 대한

지상권만 인정해 주면 다 내놓겠다 하더니 이제와서는

배째라는 식으로 전화도 안 받고 내 이름으로 된 것을 어쩔거냐는

생각에서인지 막무가내로 나온다

 

남편이 내게 자세히 얘긴 안 하지만 돌아가는 정황으로 봐서는

아무래도 형제간에 의절을 하게 생겼다

남편은 자기 권리도 있는거니까 법에라도 호소를 해보겠다며

원리원칙을 들이댄다

남편의 말도 틀린 건 아니지만 처음부터 시동생이 혼자 다 갖겠다는

흑심(?)하에 만든 일인데 괜히 볼썽 사나운 모습으로 남편 인생]

말년을 추하게 하지 말고 미련을 버리는 게 남편 건강을 위해서도

낫겠다고 얘길 했다

 

남편은 남도 아닌 동생이 돈앞에 양심도 팔아 버리는 게

괘씸하고 분노가 인다며 속을 달래지를 못한다

 

내 생각엔 어차피 형제간에 진흙탕 싸움이 될 게 뻔한데

스트레스 받아서 건강 해치면 앞으로 살아가는 데 그게 더

손해 아닌가 싶다

 

건강을 잃으면 돈이 다 무슨 소용이라고.....

 

그리고 동생에 대해서 어떤 악담도 하지 말라고, 자식이 있고

손주들이 있는데 혼자 꿀꺽 하면 분명 뒷탈이 있을거고

내가 입을 더럽히지 않아도 그 대가는 반드시 받는 게

세상 이치 아니겠느냐고

인생이 원래 새옹지마인 것을......

 

이렇듯 부모가 자식에게 남겨주는 유산으로 인해 형제간의 의가

깨지고 서로 의절을 하고 살아간다면 차라리 아무 것도

남기지 않아 우애라도 있게 지내게 하는 게 낫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머님은 이런 자식들을 보면 마음이 얼마나 아프실까?

 

그 놈의 개도 안 물어갈 놈의 돈 때문에 형제간에

으르렁거리는 건 정말 못할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