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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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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위한 준비.


BY lala47 2012-02-21

 

매섭던 추위가 물러가는 기색이다.

겨울이 가면 곧 봄이 올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겨울은 겨울대로 쓸쓸하고 봄은 봄대로 쓸쓸하겠지.

계절의 변화에 마음을 두지 않기로 한다.

 

한달에 육십만원을 주는 노인 일자리에 경쟁률이 십일대 일이라는 뉴스를 보았다.

생활이 불안한 노인 인구가 많다는 이야기다.

수명은 길어지고 먹고 살 길은 막연하니 한국이 노인 자살 세계 일위라는 이야기도 있다.

예전에 우리 시대에는 부모를 모시는 일은 당연시 되었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갈곳없는 부모들이 거리에 넘쳐나고 있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식들에게 최선을 다한 육십대들이 갈 곳이 없다.

국가가 주선하는 주부 일자리는 만 오십구세까지이고 노인 일자리는 만 육십오세부터라니

만 육십세부터 육십사세까지는 노인도 아니고 주부도 아닌 나이가 되는것이다.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나의 만 육십사세는 무소속이다.

 

무소속인 나를 윤지가 반긴다.

할머니가 너무 오랫만에 오니까 할머니가 싫어질라고 그런다던 윤지의 말때문에 웃었다.

\"할머니가 매일 왔으면 좋겠어?\"

\"엉.\"

아기가 엄마의 젖을 다 빼앗아 간다고 앙앙 울어대는 윤지때문에 윤지의 허락을 받고

젖을 주기로 결정을 한 며늘아이가 윤지에게 사정을 한다.

\"윤지야 아기가 배고프다는데 젖 좀 줘도 되겠니?\"

허락을 얻으려는 엄마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흔쾌히 허락을 한다.

자신이 무시 당하지 않는다는 흐믓한 얼굴이다.

\"할머니 축복이 좀 안아주세요. 윤지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려니까 먼지가 축복이한테

들어가겠어요.\"

\"할머니가 축복이 안아줘도 되니?\"
\"엉.\"

조금씩 동생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이쁘다.

자고 깨면 할머니가 있고 또 자고 깨면 할머니가 있었으면 좋겠단다.

그건 안된다는 설명을 해주었다.

할머니 집이 따로 있기때문에 가야 한다는 설명이 충분하진 않겠지만 열심히 변명을 했다.

시간을 손녀에게 다 투자할수 없음을 설명할수는 없었다.

아직은 하고 싶은 일을 그만 둘수가 없기때문이다.

 

아들의 요구로 오랫만에 돼지 불고기를 만들어주었다.

\"엄마 ..정말 맛있어요.\"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아들의 어릴적 모습이 떠올랐다.

돼지 불고기를 좋아하던 아들이다.

그 곳엔 젊은 엄마였던 나도 있었다.

세월은 언제 이렇게 흘렀을까..

\"아빠는 왜 할머니한테 엄마라고 불러?\"
\"아빠 엄마니까.\"

 

돌아오는 길에 수원역에서 문협의 시인 한분을 만났다.

\"정선생에게 소설 하나 대필 부탁하려고 전화했어요.\"

\"대필비 주실건가요?\"
\"물론이지요.\"

\"쓰고 있는것 대강 마무리 하고요.\"
\"중편은 얼마나 걸리나요?\"

\"사오개월 걸리겠지요. 주인공 성격과 사건들이랑 시대배경과 지역을 보내주세요.

크라이막스는 제가 정하지요.\"

\"근데 일년전보다 많이 젊어지셨어요. 보기 좋아요.\"

\"그땐 가장 힘들던 시기였거든요.\"

대필비를 먼저 물어보는 나자신에게 놀랐다.

나도 이제 많이 변했나보다.

 

어께 통증부터 고쳐야겠다.

친구의 소개로 강남에 있는 통증크리닉에 갔다.

의사 선생님의 자상함이 마음에 들었다.

\"몸이 종합병원이구만요.\"
의사의 말에 웃었다.

치료를 받고 오니 통증없이 잠을 잘수 있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치료를 받기로 했다.

병원비는 나 자신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국가가 나를 무소속의 위치에 놓았지만 나를 내버려 둘수는 없다.

해서 봄을 봄답게 맞아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