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형편에 명품은 무리다.
명품이 뭔지도 모르고 살았다.
그런건 나하고는 딴 세상의 사람들이나 누리고 사는
그런 사치라고만 여기고 살았다.
하루벌어 하루 살기도 벅찬 생활에 명품이 무슨 가당키나 한 말인가?
그런데 어느 날 부턴가
내게도 명품이란게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국내 유명브랜드서부터 해외 유명 브랜드까지
소위 말하는 명품이란게 한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화장품이나 핸드백 또는 의류까지.
내가 카드나 거금을 들고 백화점에서 사는 게 아니라
내 사는게 이쁘다고
내 하는 일이 감사해서
내 작은 정성들이 고맙다며 한둘씩 선물 해 준 그런 사랑들이다.
촌 아줌마가 이렇다 할 모임도 없고
어디 치장하고 돌아다닐 곳도 없지만
작은 화장대 앞에 졸졸히 모아 둔 선물들이 가슴 벅차다.
그 중에는 사돈댁에서 보내주신 화장품도 여럿된다.
사돈댁 큰 따님이 미국에 사는데 친정엄마 선물을 보내드리면서
막내올케(내딸) 엄마의 선물도 같이 챙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끔이지만 많이 고맙다.
사돈엄만데.... 안 챙겨주셔도 되는데 어떨 땐 일부러 세트로 보내주신다.
한국에 나올 때는 향수까지 부부 따로 챙겨주시는 정성을 보이셨다.
지난 번 딸의 출산 날에는 시골에서 고생한다며 더 늙지말라시며
안사돈께서 값비싼 화장품을 선물 해 주셨다.
때로는 부산에 계시는 분이
옷이나 건강식품까지 챙겨주신다.
한두번 챙겨주기는 쉬운데 해마다 잊지 않고 챙기시니
그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내 맡은 일은 잘 하고 싶은거다.
몸이 아파도
피곤에 지쳐 일어서기조차 힘들어도
밝은 웃음으로
건강한 미소로 그분들을 봐야한다.
현금을 보내주는 고마운 이도 있다.
뭘 사야할지 몰라서 그러는거라며....
때론 나를 뒤돌아보게 된다.
내가 뭘 잘 못 알고 사는게 아닌가?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사람에게 오는 선물을 보라고도 했다던데....
내가 은연 중에 화장품을 핸드백을 아니면 현금을 밝혔던가?
나는 내가 선 자리에서 사노라고
내게 주어진 삶이니까 억척같이 이겨내며 사는 것 뿐인데
뭘 바라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았던가??
명품을
때로는 다른 선물들을 바랐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지인들이 사랑으로 준 선물들인데
이런 것도 나중에 정치인이 되면 도마에 오를건지?ㅋㅋㅋ
혹시아나?
내가 나중에 이 나라의 대통령 엄마가 될지.....
애가 셋이니 알수는 없는데
아무도 정치인 만들고 싶은 마음은 없다는 거.
연말이라 한 해를 뒤돌아 보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받은 선물들을 정성스럽게 매만져 보면서 이런저런 상념에 젖어본다.
받은만큼 베풀기도 하는 삶이고 싶었는데
지나고나면 언제나 만족보다는 후회가 많은 편이다.
그래도 행복했노라고 자위하고 마무리하고 싶다.
겉모습이 명품이 아니라 속 사람이 명품이 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