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전쯤 .... 저녁을 먹는데 배가 쿡쿡 쑤시고 아파왔다 .
양배추 쌈을 싸서 몇숟가락을 뜨다가 밀어놓고 설거지를
하는데 온몸에 오한이 나면서 뼛속까지 욱신욱신 아파왔다 .
몸살이 났나부다 생각하면서 일찌감치 자리에 누워 옥매트
온도를 높여놓고 누워서 밤새 앓았다.
다음날 아침 ..... 복통이 심해지면서 화장실을 들락 거리는데
미처 처리가 안될 지경이었다 . 어젠 몸살인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체한것이 였구나 단정짓고 어제 별로 먹은게 없으니
오후쯤 되면 뱃속의 것이 다 내보내 질테고 그러고 나면 괜찮겠지
하고 집안에 있던 상비약을 찾아먹고 하루를 더 참아냈다 .
그리고 다음날 ....여전히 계속되는 복통에 참을수도 없고 지칠대로
지쳐서 집앞의 내과를 갔다 . 내과가 그렇듯이 넘쳐나는 환자들은
거의가 할머니 할아버지들 이었다 . 쯧 ... 변변치 않게스리 .....
거기서도 여전히 화장실을 들락 거리며 통증과 싸우다가 내차례가
다가오고 의사에게 증세를 이야기 하자 왜 ? 이제서야 왔냐며
엑스레이를 찍자면서 너무 탈진해 있으니 일단 링거를 맞아야
한다길레 간호사를 따라 들어간 응급실에는 이미 몇사람의 환자들이
링겔을 꽃고 누워 있었다 .
이틀동안의 복통과 설사에 지쳐서 누웠있는 내 옆으로 어떤 할머니가
들어 서더니 간호사에게 \" 살살 꽃아 아프면 소리 지를거야 \"한다 .\" 네 \"
대답 하더니 \" 괜찮지요 \" 하자 \" 응\" 하는 대답을 듣고 간호사가 가려는데
\" 아이고 내가 요번에 죽다 살았어 \" 하자 간호사가 \" 왜요 ? 말이 \" 떨어지기가
무섭게 \" 아 ....글씨 김장할때 먹다남은 굴을 냉장고에 넣어 뒀다가 얼마전에
먹었더니 갑자기 기고 . 싸고 해설랑 빙원에 실레 갔더니 식중독이라 하믄서
양쪽 팔떼기에 다가 얼마나 꽃아 대는지 닷새를 있시라는걸 팔떼기가 아파서
삼일만에 퇴원 했자너\"하신다 . \" 아 그러 셨어요 \" 대답을 하고 간호사가
나가려는데 \" 안즉도 기운이 안나서 요거 한대 맞을라고 왔어 \" .... \" 아 네에~ \"
다시 가려는데 내 쪽을 가르키며 \" 요건 약이 노오라니 더 존거여 ? 더 비싼거지?\"
하신다 . 기운이 없어서 눈도 뜨기 싫은데 바로 옆에서 계속되는 할머니의
수다에 할머니의 입을 막아 버리고 싶었다 .
간호사가 나가고 잠시의 정적이 흐르고 다른 사람들이 들어서는 기척과 함께
\" 여보오~ 당신은 거기서 맞아요 ^^ 나는 요기서 맞~을~께요 \" 하는 낭랑한
여인의 부산 사투리가 흘러 나왔다 . 이건뭐지 ? 하는 순간 다시 이어지는
낭랑한 목소리 \" 당신 거기 창가라 춥지는 않아요 \" \" 아니 안추워요 \" 역시
부산 사투리다 . 곧 바로 남자가 여자에게 \" 당신 마늘주사도 같이 맞는거지요 ? \"
아 .... 저렇게 사이좋은 잉꼬를 봤나 @#$%&*^ 왠만해서 병원을 찾지않는
내가 미처 모르고 있었던건 아픈사람만 병원을 찾는게 아니란 거였다 .
화장실을 들락 거리면서 통증을 참기위해 둘러보다가 내눈에 읽힌것은
비타민주사의 효능 : 갱년기 증상완화.혈액순환 . 피부개선 등등
태반주사의 효능 : 피부속 깊숙히 침투하여 콜라겐의 효과와 함께
노화를 억제하고 피로물질을 제거하고 등등등 .... + 마늘주사의 효과
어쩌구 저쩌구 ~~그 주사를 맞으러 온 사람들 이었다 .
갑자기 내옆의 할머니가 벌떡 일어나 앉더니 옆의 남편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
에구구 뭐니뭐니 해도 내우밖에 없다우 그저 두ㅡ내우가 최고 라니께
하더니 내가 85세인데 우리 영감이 삼년전에 89세에 돌아 가셌다우 우리집이
샘밭장터 있는 동네껜데 그날도 여전히 샘밭장에서 팥죽한그릇 잘 먹고 들어와설랑
밤에 드러 누워 앓는거야 인성병원에서 일주일을 입원해서 피뽑구 검사하구 설랑
도립병원으로 옮겼는데 폐암 말기라고 해서 다시 서울 원자력 병원을 갔는데
거기서도 못 곤친다고 해서 이왕 죽을거면 지께루 가서 죽자고 해서 빙원차에
싣고와서 성심병원에서 열하루 만에 갔는데 난두 영감 아프든 그날루 집나와 설랑
한달넘어 죽어서 들어 갔다니께 ..... 휴우 ~\" 그러 셨어요 \" 그남자의 대답에
아 ` 내가 영감죽구 3년을 울구만 댕겼는데 요즘은 입맛이 읍으면 사먹고 빙원에도
가고 그렇게 산다우 .... 하시더니 젊어서는 죽어라 매를맞고 도망도 가고 그랬어도
영감죽고 맨날 울고만 다녔지 하면서 코를 패엥~푸시는데 그 대목에서 배가 아파
웃을수도 없고 하하하 ..... 5시간을 누웠다가 나오니 의사쌤이 장염 이었다네요.
뱃속의 장에 허옇게 염증이 생긴 사진들을 보여 주시며 늦게 와서 고통이
더 심했을 거라는 말씀에 미련한 나를 돌아보며 집으로 돌아오니 이틀후엔
다시 쌩쌩해 지더군요 . 딸에게 할머니 흉내를 내어가며 이야기 해 주었더니
우리딸 넘어 갑니다 . 할머니 입을 막아 버리지 않고 끝까지 들어 주었더니
즐거운 이야기로 반전을 시켜주신 귀요미 할머니 건강 하시고 요즘 사람들은
매맞고 도망 다녔으면 절대 안울겨어~아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