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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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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곰탱이


BY 햇살나무 2011-12-13

아이가 농구를하다 농구대를 걷어찼단다.

발목이 좀 부은 것 같대서 동동거리며 병원엘 데리고 갔다.

사진까지 찍어보고 의사샘이 크게 걱정은 안해도 될거란 말까지 듣고도

하루종일 아이한테 조심하라고 쫑알쫑알댔다.

남편이 자고 일어나더니 어깨가 아프단다.

당장 한의원 가서 침맞으라고 닥달을 했다.

좀 지나면 괜찮지않을까...?하길래 당신이 의사냐고 괜히 놔뒀다 큰병 만들지말고

당장 병원 가라고 쫑알쫑알....

오늘...간만에 도서관엘 다녀오자 맘을 먹었다.

갔다와서 목욕도 가야지~ 룰루랄라 챙겨서 나갔다.

새로생긴 도서관엘 가려면 버스에서 내려 좀 걸어야하니까 오늘은 구두대신 굽낮은 부츠를 신자.

상가 모퉁이를 막돌려는데 못보던 대형트리가 있다.

이 아파트 입주해서 만12년을 사는동안 트리가 세워진건 처음이다.

어...? 트리보느라 한눈 팔다가 순간 발목이 확 접질러지면서 우두둑.......요란한 소리가 난다.

세상에...내 몸에서 나는 소리 맞나싶을만큼 난생 처음들어보는 소리다.

어디 단단히 부러지거나 사단이 났구나싶어 꼼짝도 못하고 서있었다.

보도블럭이 비스듬히 누웠는걸 트리보느라 미처 보지 못하고 밟은 모양이었다.

몇 주전에도 똑같은 상황이 있었다.

장소를 찾느라 4층 높이의 간판만 열심히 올려다보다가 순간 몸이 푹 고꾸라지면서 넘어졌는데

부끄러운 마음에 벌떡 일어나보니 보도블럭이 삐딱하게 튀어나와있었다.

다행히 무릎에 멍만 좀 들고 구두코가 벗겨진 정도였지만 조심해야겠구나 싶었는데..

이번엔 넘어지진 않았지만 엄청난 충격에 머리끝까지 쭈볏할 지경이었다.

그렇게 꼼짝 못하고 5분쯤 서있으니 다리에 차차 감각이 돌아오는 것 같아 살짝 발을 디뎌보았다.

아프긴해도 못 움직일정도는 아니다싶었다.

마침 상가2층에 한의원이 있으니 바로 올라가서 침을 맞아야겠구나...

그러다가 한발짝 발을 띠어보니 걸을만하기까지 하다.

잠시 고민....

마침 도서관에 빌려올 책이 있던데...오늘 못가면 못빌릴수도 있을텐데...오늘 못빌리면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는데..

에이...일단 걸을만하니 가보자...

그렇게 용감하게...아니 무식하게 도서관엘 갔다왔다.

절뚝거리며...

오늘 도서관 안간다고 큰일날 것도 아닌데...뭐 하나 해야지 맘먹으면 꼭 해야된다고 생각하는 내 고집때문에..

그것도 초행길이라 길을 몰라 헤매면서...그렇게 다녀왔다.

요즘 요가를 한 덕분에 엄청 내 몸이 유연해졌나보다 감탄까지하면서...

그렇게 의기양양 책까지 빌려들고 집에 들어서서 부츠를 벗는데 다리가 욱씬거리기 시작했다.

신발을 벗고보니 발목이 퉁퉁부었다.

이런...

그때라도 병원을 갔어야했는데 가라앉겠지싶어 대충 파스바르고 누웠다일어났더니

이젠 꼼짝도 못할 지경이다....ㅜㅜ

발도 못디디겠고 시큰거리기까지...

이런 미련곰탱이가 어딨단말인가.

남편이나 아이가 아프면 당장 병원가라고 난리를 부리면서 내가 아프면 웬만해선 병원 갈 생각조차 안하니.

내 몸은 뭐 무쇠다리 무쇠팔인가?

나도 등떠밀어서라도 병원가라고 난리부리는 마누라가 있었으면 좋겠다.

가끔 나도 나를 챙겨주는 마누라가 절실히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