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지고 연구한 창업 아이템은 두가지 였다 .
첫째는 해물전문점 이고 둘째는 경락과 피부를 함께
관리해주는 샵이었다 .
요즈음은 육류 보다는 해물을 더 선호하는 추세인것 같았다 .
우선 나부터도 누가 저녁 약속을 해오면 고기보다는 해물
쪽으로 먹자고 제안을 하기 일쑤였다 .
두가지를 놓고 고민을 하다가 후자보다는 전자쪽을 택한건
후자는 내가 배워서 자격증도 따야하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 .
그래도 장기적인 면에선 승산은 있었다 .
요즘은 노.소를 불문하고 몸매관리와 함께 스트레스를 풀고
온몸의 독소를 뺀다는 의미에서 맛사지를 많이 받고들 있었다 .
시장조사를 할겸 한번 받아 봤더니 아프면서도 시원한게
중독성이 있겠다 싶었다 .그래도 식당일을 하던 가락이 있는
지라 전자를 택했는데 출근 첫날 선임자가 따라 오라더니 제일먼저
콩나물을 씻어서 저울에 달아 대.중.소를 구분해서 담으라는 것이
었는데 개수대에 물을 받아 5박스를 쏟아 붓더니 손으로 한번씩
휘휘젓고 나선 볶음용 후라이팬에 차곡차곡 담아서 날라다 놓으란다 .
무공해 콩나물도 아니고 통통한 유전자 변형 콩나물 이었다.
그 콩나물은 물만주어서 키우는게 아니고 통통하게 살이
오르도록 하기위해 약품을 물에타서 뿌려가며 키우는 콩나물
이다보니 뿌연 약물과 함께 금세 더러운 구정물이 되었다 .
그래서 선임자를 쳐다보면서 \"한번만 씻으면 안되잖아요 ?
이렇게 물이 더러운데 ?\" 했더니 다른 할일이 많으니 그냥
한번만 씻어서 건지란다. 그러거나 말거나 건지면서 흐르는
물에 한번씩 더 흔들어 가며 건졌더니 불편한 눈초리로 쳐다본다 .
의기양양하게 그녀를 쳐다보면서 \" 요령껏 하면 되지 뭐가 안되요
건져 놓은걸 저울에 달아서 담는사이에 지저분한 물을 빼버리고
다시 물이 받혀지면 두박스씩만 넣어서 다시 건지고 이렇게하면
그래도 좀 낫잖아요 \" 했더니 자신보다 내가 연장자이니 아뭇소리
안한다 . 그래도 내 성미엔 말간물에 한번 더 훌훌 씻어 줬으면 싶었다 .
다음날 제일먼저 해야하는 일이 콩나물인지라 안쪽 주방을 들어
갔더니 남자 사장이 팔깍지를 껴고 나를 쳐다보면서 \"콩나물은 한번만
씻으세요 콩나물에 1시간씩 걸리면 다른일은 언제해요 그게 뭐가
더럽다고 \" 하길레 \" 사장님 이거 약물인거 다 아시잖아요 그리고
어제도 다른일 못하고 간거 없는데요 \" 했더니 아뭇소리 안한고
휭 나가 버렸다 . 그러자 어제의 그녀가 내옆에 오더니 \" 언니 말은
들었는데 진짜로 약줘서 키워요 ? \" 하길레 \" 그러니까 얘가 이렇게
통통하지 물만먹고 어떻게 이렇게 통통해져요 그리고 설사 안그렇
다고 하더라도 이런 구정물에서 한번만 건져 내라는건 잘못 된거지요
사람이 먹도록 해주고 돈을 받아야지 이건 먹고 죽으라는거지 ..... \"
외식이 보편화가 될수록 병이 많아지고 아픈사람이 많아 지는것도
이렇게 보건의식이 결여된 사람들이 돈벌이에만 급급해서 먹는
사람들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이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해서가 아닐까 ?
불편한 마음을 억누르면서 두박스씩 풀어 씻으면서 눈치를 보았다 .
3일째날 .....들어가자 마자 개수대 앞으로 가는데 사장이 오더니 개수대에
물을 받으면서 콩나물을 씻는건 껍질을 분리하기 위한 것이지 콩나물이
더러워서 씻는게 아니라면서 콩나물로만 1시간을 까먹으면 안된다고 하더니
재차 단호한 목소리로 1번만 씻으세요 . 명령조로 이야기 하더니 휙 나가 버렸다 .
무려 12박스를 구정물에서 건져 내면서 사람들에게 죄짓는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했다 . 내가 닭갈비집을 할때였다 . 다닥 다닥 붙어있는
먹자골목 이었는데 다른 집들은 상추를 흐르는 호수에 한번씩만
씻어서 끝을 가위로 잘라 놓으면 끝이었다 . 앞집에 친구가 나보고
왜 힘들게 상추를 매번 두번씩 씻느냐고 타박을 하기에 그래야 깨끗
하지 라는 내말에 참 딱하다고 했다 . 혹시 우리 식구들이 와서 먹을수도
있고 나도 먹을수도 있잖아 라는 내말에 누군가는 \" 그래서 나는 상추
안먹어 \" 하길레 아연 했었다 . 훗날 삼겹살집을 할때에도 주방에 일하
시는 분들이 다른집들은 다 한번만 씻더라는 볼멘 소리에 로마에 오면
로마법이 있다고 우리집은 2번을 씻어주시라고 주문했었다 .
그렇게 해도 다 남겨 먹었고 손님들이 지금까지 나를 먹여살렸다 .
첫날부터 주방에서 함께 일하시는 분이 어쩌면 일을 그렇게 잘하느냐고
묻기에 우리집 주방장 30년인데요 하며 너스레를 떨었었다 .일에는
안빠지는 나인데 화장실에 가는 시간도 아낄 정도로 전화 한통화 걸어볼
엄두가 안날 정도로 1분을 쉬지 않고 몸을 놀렸지만 콩나물 씻는 시간을
아까워 하니 이해가 안된다 . 내 상식으론 돈은 그렇게 버는게 아니다 .
시간과 돈이 들더라도 내 가족이 먹어도 될만큼 위생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보니 도저히 적응이 안된다 .
어제는 15박스를 너무 더러워서 중간에 물을 한번 갈았더니 사장이 팩하고
나가 버린다 . 더이상 죄짓고 싶지 않아서 그만 두겠다고 이야기 했다 .
토요일 오후에서 부터 일요일인 어제 저녁까지 문전성시를 이루는
가족단위의 손님들을 보면서 음식점 경영자는 돈만 생각하는 사람은
결코 해서는 안되는 사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 물룬 이세상에 돈이
최고이고 돈보다 좋은 권력은 없다 . 돈은 죽은 귀신도 부린다고 하니까
비록 돈을 받고 팔았을 지라도 진정 피가되고 살이되는 진짜
음식을 팔아야 음식점을 한다고 감히 이야기 할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