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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카페를 개설하다.


BY 이안 2011-11-07

다음에 카페를 개설했다. 00방(****bang)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6월인가 네이버에도 블로그와 카페를 만들었으니 처음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번에 다시 만들고 싶었던 것은 카페이름이 자꾸 걸려서였다. 네이버의 카페이름 역시 **방(****bang)이었다. 헌데 영문 표기를 하면서 ‘b’를 써야 하는 자리에 ‘p’를 쓰는 실수를 했다. 유성음인데 무성음을 가져다 썼다. 수정도 안 되었다. 그래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하던 차였다.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인터넷에서 방법을 물어서 만들었다는 것밖에 기억이 없었다. 어렴풋이 저장된 틀을 다운받아 살짝 고친 기억만이 다가왔다.

 

다시 다음에 들어가서 방법을 검색했다. ‘카페 만드는 방법이 수두룩하게 화면에 올라왔다. 앞에 있는 것 중 하나를 열었다. 그걸 참고하며 카페 만들기에 돌입했다.

 

카페 이름을 입력하고, 실수하지 않게 조심하며 영문자도 입력했다. 나머지도 차근차근 입력하고 확인을 눌렀다. 그러자 카페를 꾸밀 수 있는 창이 떴다. 밤하늘에 별이라는 스킨을 다운받았다. 그리고 레이아웃도 하나 골랐다. 카페 모양새가 돼갔다. 하지만 그게 완성은 아니었다.

 

꾸미기에 돌입했다. 대문은 잠그고 배경색을 지정하고 카페 이름색을 정했다. 음영도 테두리도 넣었다. 주소도 꺼내 마찬가지 과정을 거쳤다. 우리들 이야기 밑에 주렁주렁 달린 것들은 모두 떼어냈다.

 

그렇게 하자 겉보기 상으론 카페가 완성됐다. 그런대로 봐줄 만 했다. 하지만 메뉴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난 내 글들을 담아놓을 카페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려면 메뉴를 고쳐야 했다. 헌데 이번에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관리를 들어가 이것저것 뒤져봐도 어디를 어떻게 가서 작업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다시 인터넷에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참 세상 좋다. 인터넷만 들어가면 모든 게 해결이 되니 말이다. 역시 인터넷이 자세하게 방법을 알려줬다.

 

관리로 들어가서 메뉴관리를 클릭했다. 그랬더니 한 번 본 적이 있는 창이 떴다. 활성화시킬 것과 감출 것을 정한 후 하나하나 선택하여 둘 중 하나를 지정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메뉴이름도 새로 만들어 넣었다.

 

좌측 상단에 있는 **방을 클릭하여 카페 화면으로 갔다. 타이틀 메뉴들이 바뀌지 않았다. 다시 카페 꾸미기로 들어가서 하나하나 열어보기 시작했다. 타이틀 항목을 열자 선택할 수 있는 디자인들이 나타났다. 난 기존에 있는 타이틀을 죄다 삭제하고 내가 원하는 타이틀을 추가했다.

 

다시 카페 화면으로 돌아가서 찬찬히 살폈다. 이번엔 좌측에 있는 메뉴들이 한꺼번에 죽 이어져 빼곡한 게 눈에 거슬리게 들어왔다. 좀 헐렁한 느낌이 들게 여백을 주고 싶었다. 또 다시 메뉴관리로 들어갔다. 방법을 알 수 없었다. 이것저것 만지며 터득해가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직장 다닐 때 이것저것 연수를 받아놓은 게 도움이 됐다. 정보 관련 부서에서 일했던 것도 역시 도움이 돼주었다. 답은 그 안에 있다는 것. 이것저것 건드려 봐도 큰 일이 나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우쳐줬으니까.

 

구분선을 클릭했더니 선택이 되었다. 메뉴항목을 선택하고 추가를 눌렀더니 간격이 벌어졌다. 난 신이 나서 여기저기 간격을 만들고 싶은 곳에 추가를 눌러댔다. 구분선 하나로는 왠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세 개씩을 넣었더니 비로소 헐렁한 느낌이 다가왔다.

 

카페 만들기가 끝이 났다. 장하다. 나이를 먹었다는 게 내게 장애가 될 수는 없었다.

 

스마트폰이나 아이폰을 가지고 젊은이 대열에 끼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그래 아직도 핸드폰을, 것도 꽤 오래 전에 구입하여 구닥다리 냄새가 팍팍 나는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고 있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다. 필요하다고 느꼈다면 벌써 구입을 했을 것이다. 선택은 내 필요성과 연결될 때만 내게서 가치를 발한다. 이번 카페 만들기처럼.

 

그동안 살아낸 삶이 가르쳐준 진리가 있다면 막막하던 것도 다가가면 한풀씩 잘려나간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것도 도전 앞에서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 난 그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내 물리적인 나이는 더 이상 젊은이가 아니다. 하지만 정신적인 나이는 여전히 20대다. 난 도전하고 있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 한 20대나 다름없다. 어쩜 20대보다 더 멋지다. 그 도전에 그동안 살아온 지혜가 가서 손잡아줄 테니, 멋모르고 날뛰는 도전과는 좀 다르지 않을까? 그러니 더 멋질 수밖에. 화이팅! 내 삶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