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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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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뭔지....


BY 시냇물 2011-10-23

 

며칠 동안 이 때문에 밥을 제대로 못 먹다보니

반갑게도(?) 체중이 아주 쪼끔 줄어서 기분은 좋았다

 

죽으로 견디니 일단 기운이 딸려서 힘든 일은 못하겠고

남편은 바보같이 견디지 말고 빨랑 병원엘 가서

진단을 받으라고 성화다

 

음식을 먹으면 위가 잔뜩 아프고, 속을 달랜다고 두 끼를

꼬박 굶어도 봤는데 당최 배가 하나도 안 고픈거다

이건 뭔 일인지....

다른 땐 한 끼만 굶어도 속이 떨리고 손까지 떨리더니만

 

그래도 병원에서 지어준 약을 먹어 보니 조금은 가라앉는 듯

해 다행이다

그래서인가 낮엔 느닷없이 얼큰하면서도 담백한 추어탕이

먹고 싶어져 남편한테 사 달라고 했더니 흔쾌히 그러마고 한다

 

가끔 가서 먹는 추어탕 집으로 가는 길

어떤 고기집 문에 이런 메모가 붙어 있었다

 

\"가을이 뭔지 보러 갑니다 오늘 오신 고객님들 정말 정말

죄송해요 가을, 가을, 가을...\"

 

그걸 읽으면서 아, 가을이 이렇게 무심히 지나고 있구나

나도 비로소 가을임을 새삼 떠오려 보았다

 

나두 단풍놀이 한 번 못 간 채 이 가을 다 보내구 말테니깐

 

 

그래도 오랜만에 먹은 추어탕이 그동안 아픔에 시달린 속을 조금은

편안하게 달래주는 듯 해서 위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