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나 밤 늦게 울리는 전화벨 소리는 웬지 심장을 철렁이게 합니다.
늙으신 부모님이 계시거나 하면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함에도 놀라게
되죠....
저역시 그렇게 당혹스럽게 보낸이들이 있기에 그날도 아침 일찍 울리는
전화를 무심코 집어들자 막내 오빠의 전화였습니다.
\"너 ,소식 들었냐?\"
\"응, 무슨?\"
\"막내 삼촌 돌아가신거...\"...............
그 후 들은 얘기는 가슴이 아프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군요.
경찰서에서 오빠들에게 전화가 왔고 삼촌이 살고 있다고 알고있던 지방
의 한 허름한 여관에서 발견되셨다고....
큰집조카인 오빠들이 가서 화장해서 할머니 곁에 뿌려드리고 왔다고....
삼촌은 사형제의 막내였습니다.저 어릴적 본 바로는 사형제중에 웬지
모르게 좀 어리숙해 보였달지....그게 결국 너무 착해서였지만....
어쩌면 팔자가 안좋았다고 도 해야 겠지요...형제들이 다 결혼해서 살고
있는데 남의집 머슴도 살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살았으니까요..
그러던 어느날 여자를 한명 데리고 왔더군요.결혼한다고...다른건 잊혀졌
어도 얼굴이 곰보였던 큰집인 저희 집에선 부랴 부랴 혼례를 올려
주었고 그리 멀잖은 곳에 방을 얻어 신접 살림을 차려주었지요...
그런데 1년여가 지났을까 작은 어머니가 임신을 했다고 좋아 하던 삼촌이
혼자되서 또 어딘가로 갔다고하더군요...알고보니 몇달 막내 작은어머니
노릇을 하던 그 여자가 술집에서만난 여자였고 옆집남자와 바람이 나서 애
까지 임신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곤 착하기만 한 삼촌을 내 쫒은 것이지요...결국 빈몸으로 쫒겨난 삼촌
은 또 혼자가 되었구요...
그렇게 몇년이 흘러선지 어느날 저녁무렵 갑자기 삼촌이 집에를 찾아 왔습니다.
말 그대로 입은옷 밖에 없는 한 여자를 데리고.....그린곤 얼마후 또다시
가까운 곳에 방을 얻어 살림을 차렸습니다.빈몸이라 여기저기서 살림도구며
이것저것을 얻어다.....
그러나 그것도 몇달못가 또 다시 어떤 남자가 찾아와 그여자를 데리고 갔
다고 하더군요...애 까지 있는 여자가 집을 나와서 술집에 있다 삼촌을 만
났고 남편이란 사람이 찾아와 데리고 갔다나요....
그렇게 또 혼자된 삼촌은 지방 어느곳에서 몇년을 소리 없이 살면서 명절때
나 그외 정말 가끔씩 저희 집엘 찾아오곤 했지요.
그렇게 세월이 흘렀고 또다시 삼촌의 근황을 듣게 되었습니다.남매딸린 여자를
만났고 같이 산지 3개월 만인가 애들 엄마가 교통사고로 죽었고 그 남매를 삼촌이
키우고 있다고....
피한방울 안섞인 겨우 몇개월 살지도 않은 여자의 애들을 내칠수 없어 거두어
뒷바라지를 하며 살고 있다고 어느날 삼촌이 와서 그러더군요..애들이 커서
결혼해도 친아버지처럼 자기들이 보살피고 같이 산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세월이 흘렀고 두 남매 모두 결혼했다고 하더군요..어린 애들을 뒷바라지
해 결혼까지 시킨 거지요...
하지만 그 이후 더 이상 얘기를 들을수 없었고 그곳을 찾아가서 들은 다른 작은
아버지 말로 결혼해서 나간 애들이 더이상 삼촌을 찾지 않는 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혼자된 삼촌을 마지막으로 본게 삼년전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가 찾아와 서럽게 울던 모습입니다.눈 수술하고 병원에
있는데 소식듣고 왔다며 제대로 울지도 못하던....
그렇게 본지 삼년만에 삼촌은 외롭게 정말 외롭게 자기손으로 생을 마감하신
겁니다. 친부모도 버리는 마당에 친부모도 아닌 삼촌을 그렇게 나몰라라 한
그 애들을 뭐라 할수도 없겠지만 그래서 머리검은 짐승 거둬 주는게 아니라는
말을 실감합니다.
짐승도 은혜를 갑는다는데 하물며 사람이 그 남매가 조금만이라도 삼촌을 보
살펴 드렸더라면 그렇게 생을 마감하진 않앗을텐데 싶고 삼촌의 인생이 너무나
허무하고 정말 팔자가 나쁘다는 소리를 하게 만드는 생각하면 가슴이 싸합니다.
부디 먼저 떠난 할머니 형님 곁에서 이제라도 행복하게 지냈으면 하는 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