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편에서 계속
냉탕에 아푸아푸 개구리헤엄 치고
물안마탕에 으다다다다 뱃살 관리 좀 하고
사우나에 길게 뻗어 휴식을 취하고
그새 낯익었다고 아는척 하는 죽순이 아줌마와 수다 한판,
\"법원리로 이사 오셨어요? 지난번에도 물어볼라했는데
얼굴만 스치고 나가셔서 못물어봤네요\"
\'아.. 직 못왔습니다. 그늠의 개장사 때문에..\'
\"개장사가 아직도 길을 안내주고 욕 보이나요?\"
\'예, 죽겠습니다\'
\"시장님을 자꾸 귀찮게 하세요\"
\'시장님이........ 시장님이...... 2년만 기다리랍니다.\'
\"아이구~ 기다리다 명줄 끊어지겠습니다\"
\'딱 그럴 판입니다\'
.
.
조용하던 목욕탕에 갑자기 머리카락 하얀 호호할머니들이 꼬부랑꼬부랑 단체로 들어오신다
중년 아줌마들이 할머니들을 캐어하고 들어온다
고요하던 목욕탕이 와글와글 시끄럽다
중년 아줌마들이 쑥탕을 중심으로 쪼르륵 의자를 가져다 놓고
대야와 물바가지를 또 쪼르륵 가져다 놓고
비누와 거품타올을 또 가져다 놓고
할머니들을 의자에 앉혀놓고 할머니들 머리에 샴푸질을 해드린다
할머니들 하얀 머리에서 뽀글뽀글 뽀얀 거품이 나고
아줌마들의 능숙한 손놀림에 할머니들은 눈감고 가만이 앉아
퓨우우~ 입으로 천천히 날숨을 토해내면
눈 깜짝할새 샴푸질이 끝난다
뽁작뽁짝 거품타올에 비누질을 하여 할매들의 몸울 쓱쓱싹싹 구석구석 문질러 간지럼을 태운다
바가지로 물을 퍼 슈우우우~ 위에서 아래로 내려 부으니
사우나 유리안에서 내다보는 죽순이 아줌마들 입가에 미소가 핀다
물탕안에 들어간 하얀할매 옆에 중년 아줌들이 나란히 앉아 운동을 시킨다
퐁당퐁당퐁당퐁당 능숙한 조교가 발차기를 하면
할매들이 퐁당퐁당퐁당퐁당 물차기 하면서
조교대장 아줌마는 구령부쳐 \"하낫! 둘! 셋! 넷!\" 군대식 목청을 높이니
할매들 얼굴에 개운한 미소가 피어 오른다
조교아줌마가 아무리 구령소리 높여도
발차기가 안되는 할매의 다리를 잡고 \'이렇게 이렇게\' 하면서 인위적으로 도와준다
휠체어에 앉아 구경 하는 할매가 얼굴 한가득 부러운 미소를 짓는다
\'한할매, 두할매,세할매,네할매.. 열할매, 열 한할매...\'
할매들은 열명을 족히 넘고, 능숙한 아줌마들 수를 또 세어본다
이 장면에서 창녕 봉사녀 최귀숙집사가 떠오른다.
\'최집사는 여전히 할매들캉 저렇게 살고 있겠지..\'
나 저렇게 오래살면... 혹시.. 나 정말 오래 살아도 되나?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은 축복인가? 민폐인가?
내가 나에게 질문을 하지만 선뜻 답이 안나온다.
잠시 사우나에 들어온 봉사녀에게 묻는다. 어디서 오셨어요? 요양보호사셔요?
\"파주 카네기 봉사자들인데요, 한달에 한번씩 복지원 어르신들 목욕봉사 하는 날이예요\"
\'예... 나 시민기자로 지금 본 이야기를 써 올려도 되겠습니까?\'
\"오모낫!\"
컴퓨터에 \'파주 카네기\' 단어를 검색하니 전혀 엉뚱한 기사만 나온다
우리 주변에는 자랑하지 않고 봉사하는 사람들의 있어
아직도 세상은 아름답고 살아갈 가치가 있는 거라고
말하지 않아도 가슴으로 찐하게 다가온 하루였습니다.
\'하나님아부지, 우야던동 저 할매들이 건강하면 좋겠습니다. 봉사하는 아줌마들을 축복해 줏시옵소서..\'
상큼 발랄한 기분으로 밖에 나오니
로비에는 꼬부랑꼬부랑 할배들이 샤방샤방
몸을 씻고 머리에 아직 물끼가 마르지 않은채
일행을 기다린다.
아~ 같은 시간, 남탕에서도 같은 일~이 있었나 봐~ 요~ (맹구버젼)
`11, 8, 23,
토함산 된장녀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