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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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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휴가!!


BY 시냇물 2011-08-18

 

어제까지 줄기차게도 비가 내리더니 오늘 아침은

거짓말처럼 환한 햇살이 빛났다

 

푸른 하늘에 온갖 근심 걱정이 다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침 준비를 하는데 남편 왈,

\"관악산 계곡에 가자!\'

 

부지런히 아침을 먹고 간식거리로 과일 2개, 야쿠르트,

매실액, 삼각김밥, 빵을 챙겼다

 

목적지는 집에서 멀지 않은 서울대안으로 들어가서

올라가는 관악산 계곡이다

 

작년 여름에도 하루를 오붓하게(?) 즐겼던 곳을

11시가 안 된 시간에 오르니 사람들 인적도 거의 없고

맑디 맑은 계곡물이 콸콸 시원스런 소리를 내며

흐르는 계곡이 나왔다

 

자리를 펴기 마춤한 곳을 찾으며 계곡을 따라 올라가니

우리보다 더 부지런한 사람들이 좋은 곳엔 이미 자리를

깔고 있어 우리는 조금 더 올라가 보기로 하였다

 

어제까지 비가 내려서인지 계곡엔 물이 많고도 맑아서

그냥 지나기가 아까울 정도였다

우리는 드디어 갖고 간 자리를 깔기 아주 좋은 자리를 찾았다

 

물가에서 너무 멀지도 않고, 머리 위에는 낮게 드리운

나무가 시원스레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고

약간 좁다 싶긴 했지만 그래도 자리를 펴니 한나절을

보내기엔 안성맞춤이었다

 

얼른 양말을 벗고 편편한 돌 위에 앉아 발을 물에 담그니

어찌나 시원한지 올라 오느라 났던 땀이 어느새 쏙

들어가 버렸다

 

사람들의 흔적도 많지 않고, 물은 맑아 바지를 걷어 올린 채

조금 더 깊은 물로 들어가니 그대로 풍덩 몸을 담그고 싶어졌다

아이들이 왔으면 간이 풀장은 될 정도로 시원했다

 

자리에 한참 앉아 더위를 식히던 우리는 장난기가 발동하여

서로에게 물을 끼얹끼도 하면서 동심으로 돌아갔다

 

우리집은 대로변이라 하루종일 쉴새없이 들리는 찻소리에

스트레스를 받는데 그곳에서 들리는 거라곤 시원스레

쏟아지는 물소리, 나무에서 들리는 매미소리, 산들산들

부는 바람뿐이라 호젓하면서도 마음까지 여유로워지는 듯 해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올여름 휴가도 못 갔는데 집 가까운 곳에 이렇게 좋은 계곡이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인가 싶어 비에 갇혀 집안에서

맴돌던 날씨 스트레스마저 훌훌 날아간 하루였다

 

시원한 계곡을 두고 오는 게 못내 아쉽기만 하였다

 


우리가 자리 깔고 앉아있던 곳에서 바라본 계곡의 작은 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