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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와서 가슴도 사이다를 먹을 수 있다라는 걸 알았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그런 나를 비웃곤 했다
그것을 그들이 흔히 쓰는 가슴이 저리다라는 표현과
같은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고 나는 얘기를 했다
아니 그러나 아니다
내게 있어서 가슴이 사이다를 먹은 것 같다는 말은
다리가 사이다를 먹은 것 같은 것과는 다른 것이다
그것은 다리가 저리다와 같은 의미를 가질수 있겠으나
가슴은 그렇질 않다
사이다를 마셨을 때 청량감 상쾌함 그리고 싸함
그리고 원래 탄산음료를 잘 마시지 못하는 나로서는
조금은 따끔따끔하고 아픈
그런 좀 복잡 미묘한 그런걸 말하는 것이였다
대학 1학년 봄
나에게 처음으로 가슴으로 사이다를 마시게 했던 사람이 있다
그리고 지금 다시 나의 가슴에 사이다를 들이 부었다
그래 들이부었다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청량감이라든지 시원함이라든지 상쾌함 따위는
느낄수도 없을만큼 아프기만 하다
설상가상으로 눈물까지 난다
사이다를 얼마나 많이 마시면 눈물이 날만큼 아플까?
아직은 내가 많이 어린 듯
그리고 아직은 너무 눈물이 많이 남았나보다
-유희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