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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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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척 스럽다 .


BY 헬레네 2011-08-08

\" 억척 스럽다 \" 를 검색하니 \"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하지 아니하고

몹시 끈덕지게 일을 해나가는 태도가 있다\"  였다 . 나였다 .아니 우리

엄마였다 .우리 엄마는 23년을 광산에서 선탄부로 근무 하셨다 .

23년동안 한번도  결근이나 조퇴를 하지 않았음은 물룬 연장근무 또한

마다하지 않으시고  근무 하셨었다 . 그때는 석탄산업이 호황기인데다

생산성을 중요시 하던 시절이라 석탄의 선별 작업과 함께 삽질까지

해야하는 힘든 일이었으니  노동의 강도는 짐작을 하고도 남는다 .

그렇게 억척 스럽게 일을 하시던 어느날 근로자의 날에 20년 근속의

모범 근로자로 뽑혀서 노동부 장관상을 받았고 서울까지 초청 되어서

온갖 산해진미를 먹으며 이틀동안 호사스런 여행도 하셨던 억척 아줌마가

우리 엄마였었다 . 

 

시어머니는 정 반대였다 .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겨울철이면 실시하는  정부 취로사업에 당신은

집에있고 당시 초등 5학년이던 큰아들인 남편을 대신 내보냈었다 하였다 .

이유는 남자는 일당을 여자보다 더 쳐주어서라 하였다 . 추운 겨울날 입성도

부실했던 그시절에 어린 아들을 내보내고 당신은 집에 있었다는걸 당연하게

이야기 하셨고 나는 납득이 안되었다 .

 

결혼초 ....빨래터에 간다고 대야에 빨래를 담아 놓으면 그제사 비누를 산다고

나가셔선 달랑 1장을 들고 오신다 . 먹성이 좋은 시동생 들이 긴밤에 야식을

먹겠다고 라면을 끓여 달라하면 냄비에 물을 얹으라 하시곤 겨우 2개 많으면

3개를 들고 오신다 . 라면은 1박스쯤 세탁비누는 10장 연탄은 한 300장

그렇게 한달치를 준비해야 직성이 풀리는 나하곤 정 반대였다 .

외모나 성격까지도 시모를 닮은 남편은 시모와 함께 환상의 콤비였었다 .

 

담배를 좋아하시는 베짱이 시어머니는 당시 500원 하는 솔담배를 하루에

1갑을 피우셨는데 툭하면 큰애야 잔돈좀 있냐 ? 하시며 잔돈을 헤아리신다 .

그러다가도 몇천원 여유가 있으시면 당시 2000원 하는 비디오 테잎을

빌려와선 \" 야 이거 되게 재밌단다 같이보자 \" 하신다 . 먹성좋은 시동생

들이 한상 그득 먹어치우는 식비를 조달하느라  동동 거려도 식비 보다는

당신의 담배값이 먼저였다 .

 

93년도에 금융실명제가 실시 되면서 그게 뭐냐고 물으시길레 \" 통장을

가지고 거래 하시는 은행에 가셔서 본인임을 확인 받으셔야  계속해서

거래를 할수있는 제도 인데요 혹시 혼자 가시기 뭐하시면 같이 가드릴까요\"

했다가 내가 먹고죽을 돈도 없는데 통장에 넣어둘 돈이 어디있냐고 하시며

시에미를 상대로 벨을 뽑아 볼라고 했다는 억울한 소리에 숨이 안쉬어졌었다 .

누구나 통장 하나쯤은 당연히 있는걸로 알고 있었는데 정말로 없었다 .

 

23년을 근속하신 우리엄마는 당신의 노후까지 완전한 독립을 하셨다 .

손주들을 위해서 가끔 지갑도 여신다 . 아직도 당신 스스로를 위해서는

인색하다 못해 애처러울 정도로 악착을 부리셔서 가끔 나를 화나게 한다 .

 

베짱이 시모가 75세 억척 엄마가 72세 누가 더 잘 살아 낸걸까 ??

당신엄마와 우리엄마를 결합해서 반을 갈라놓으면 가장 완벽한 아줌마가

탄생할것 같지 않냐는 내말에 남편이 ㅎㅎㅎ 웃는다 .

 

지금 나는 의욕이 없다 . 무엇이 문제 였을까 ?

나에게 무엇을 빼고 무엇을 더해야 하는지 ......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하지

아니하고 몹시 끈덕지게 이대로 나가야겠지 ........ .... 지금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