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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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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두 사람


BY 그대향기 2011-08-02

 

 

그냥 사람이야

 

여자이기를 완전 포기하고 사는 요즘이다.

뭐 언제는 지극히 여성스럽기나 했냐마는....

그래도 얼굴에 분장(?)을 좀 하고 옷이라도 골라 입은 날은

조금은 봐 줄만하지만 요즘은 아니다.

이건 아니라도 너무 아니다.

 

쉴새없이 흐르는 얼굴의 땀 때문에

자잘한 땀띠는 이미 온 얼굴을 점령해 버렸다.

부족한 잠과 체력의 한계를 느끼는 몸은

밤만되면 거실에 껌처럼 착~~`달라붙게 만든다.

돌아 누울 때 마다 끄응~~~~

꼭 친정 엄마처럼 할머니소리를 낸다.

허리에 무리가 가면서부터 이상한 자세로 일어나게 되었다.

최대한 허리에 무리가 덜 가는 자세로 일어나다보니

두 팔을 바닥에 먼저 대고 엉덩이부터 쑤욱~올리며 일어나는 엉거주춤자세.

 

 

아무리 타고난 건강체라 한다지만

연일 700~800명 수련회는 솔직히 너무 힘들다.

하루 세끼니를 다 감당해 줘야하니 이 무더위에

녹아내리는게 농작물만 아니라 나도 뼈까지 다 녹을것만 같다.

땀이 비오듯???

아니다.

너무 약하다.

땀이 폭포수처럼 내린다가 맞다.

스무개가 넘는 대형 가스버너가 화기를 뿜어내면

아무리 복더위 땡볕이라고 해도 바깥날씨가 더 시원하다.

아무리 그래도 제철공장의 용광로에야 비길까만 잠시만 서 있어도 벌겋게 익는 수준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탕수육이나 닭찜이라도 하는 날에는

사람도 삶는 수준이니 하루하루가 무서울 지경이다.

 

일년 중 가장 더운 날에 시작하는 여름 수련회.

올해는 비 때문에 피해도 많은 여름이라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아이들 수련회는 예정대로 다 치루어지고 있다.

이제 중반을 지나 마무리 단계로 가는 중이다.

며칠만 더 고생하면 올 여름 수련회는 끝이 난다.

누가 물 젖은 뭉둥이로 두결겨 패도 이렇게는 안 아플 것 같다.

어디 뚝 불거지게 다친게 아닌데도 온 몸이 쑤시고 당기고 아프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다잡히다 다 터져 발바닥이 너덜너덜....

 

엄살이 많지 않은 사람인 나도 요즘은 아구구구....

저절로 입에서 나오는 신음에 깜짝깜짝 놀란다.

이러다 늙기도 전에 할머니 되겠다.

아내가 힘들어하니 시간봐서 자주 도와주는 남편까지도 힘든 눈치다.

밤만 되면 둘 다 최대한 너른 공간을 확보하고 나가 떨어지는 요즘 우리집 풍경.

여자도 남자도 아닌 두 사람이 엉망진창으로 산다.ㅋㅋㅋㅋ

내일 새벽5시에 유부초밥으로 도시락 750 개를 만들어야 한다.

매 끼니마다 가마니 밥을 해야 하지만

그 많은 쌀을 씻으면서도 곧 떠날 휴가 생각으로 위로를 받는다.

일이 힘든만큼 일주일간의 휴가도 그만큼 더 소중하고 감사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