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시작되었다.
창밖에 목련이 지고 벗꽃이 슬프게 떨어졌다.
5월은 큰아들의 생일이 있기때문에 마음이 슬프다.
자식이 죽고 없는 사람도 있는데 어딘가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을 갖기로 한다.
잘 살아만 준다면 그것으로 족한것이 아니겠는가.
더이상 바램을 갖지 말자고 자신에게 다짐을 한다.
오랜 그리움이 이런 결론에 이르게 하지만 가끔은 감정의 유턴을 하니 그 또한 어쩔수 없는 것이겠지.
\'나쁜 놈!\'
그렇게 혼잣말을 하기도 한다.
욕하고 싶은 날을 욕을 하면 되는것이다.
2002년에 떠났으니 내년이면 십년이 된다.
십년만 그리워 하기로 시한을 정해본다.
그것이 내 마음이다.
\'레퀴엠의 여인\'이 출간을 하였다.
책을 읽은 사람들이 전화를 해주었다.
\'참 재미있게 읽었어요.\'
\'글 맛에 감동을 했어요.\'
이런 이야기가 기분이 좋다.
서점에 깔린 모습을 찍어서 보내주는 사람도 있었다.
고맙다.
친구가 소개하는 영화사에도 책을 보내본다.
실망 할때는 하더라도 또 작은 기대를 가져보기로 한다.
인생은 어쩔수 없이 기대와 실망의 연속일테니까....
며늘애가 내게 전화를 하면 윤지가 바꾸어달라고 닥달을 한다.
\"할머니 올거야?\"
늘 그렇게 묻는다.
엄마도 이제 통화 좀 하자고 며늘애는 윤지에게 사정을 하지만 윤지는 수화기를 넘기려하지 않는다.
\"어린이 집에 잘 다니고 있지?\"
\"윤지가 울었어.\"
윤지는 하소연 할 일이 많다.
손주가 보고싶다고 달려가는 할머니는 되지 않기로 한다.
안전거리는 지켜져야하기때문이다.
후배가 만나자고 하고 친구가 만나자고 한다.
약속 날자를 정하고 나니 매일 강남으로 나갈 일이 벅찰것 같기는 하지만 나를 보고싶다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언제고 아무도 나를 보고싶어하지 않는 날도 있으리라는것을 예감하기 때문이다.
떠나간 사람들이 내게 준 교훈이다.
사람을 떠나보내면서 얻은 것이 많았다.
잃어버리면서 얻는것은 세상이었다.
늘 새로운 세상을 본다.
이별의 의미는 내게 슬픔만은 아니었다.
새로운 작품에 다시 칩거를 하기 전에 만날 사람은 만나야겠다.
라일락 향기를 기다리고 아카시아 피기를 기다리는 오월이다.
나도 나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 거름을 주기로 한다.
인생의 꽃은 나이와 상관없다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