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천둥과번개가 짙은밤을 도깨비 시장처럼 시끄럽고 두려운 밤으로 바꾸어 놓고 여름 소낙비같이 개걸스럽게도 내렸습니다
담장옆 작은 도랑은 물이 넘처 길바닥을 아주쓸고 내려흐릅니다
힘든 몸을 침대에 밤새 뉘어놓고 옥이는 엄마걱정을 합니다
이 힘든밤에 엄마는 잘 계실까
잘살든 못 살든 난 신랑과 같이 있고 동생들도 맥없이 이 긴 밤을 짧다고 할텐데 엄마는 무서운 천둥과 시퍼런 번개에 혼자 얼마나 무서우실까 옥이가 시계을 자꾸 재촉합니다
이른 아침
옥이는 서둘러 어제 하다 말았던 조선간장을 달인 물을 항아리에 퍼담고 간장에서 떠온 메주된장을 보리쌀을 삶아서 소금과 버무려 작은항아리에 담습니다
다시 또 천둥과 번개로 한바탕 비가 쏟아집니다
가만히 허리를 피고 하늘을 옥이는 습관처럼 올려다 봅니다
짙은 먹구름은 세수을 안했는지 아직도 검게 퍼져서 옥이맘속을 들어옵니다
이렇게 무섭게 쏟아지고 나면 하늘이 없어지지 않을까 ..아니면 다신 푸른 빛의 가을 햇살같은 봄하늘은 없는걸까 옥이는 걱정을 합니다
잠시 멈춘 비 사이로 옥이와 신랑이 다시 된장과 간장에 정성을 다 합니다
옥상으로 올려다 붓고 뚜껑을 닫고 행주로 항아리 주변을 닦아서 내 놓고 간장다린 솥은 신랑이 닦아서 엎어놓았고 보구니와 행주는 헹구고 빨고 다라는 헹구어 벽에 걸고 신랑은 바지를 털고 옥이는 입가에 웃음이 번집니다
\"야~~다 했다 아주 맘이 그냥 시~~~원하다 저걸 소금물에 담궈놓고 언제 하나 언제 하나 나 아프지 않을때 해야지 얼마나 걱정했는데 오늘 다 했네 이제 몇년끄덕 없겠지?\"
\"ㅎㅎㅎ비 맞으면서 이 마당쇠가 다 했지 당신이 다했어?\"
\"에이 그래도 내가 다 한거야 왜냐면 당신하고 나하곤 부부고 부부는 한 몸이니까 내가 다한거지 맞지? ㅎㅎ\"
\"아고 죽겠다 들어가 누어야지 나가면 돈이나 벌지 이게 먼짓인지 허리가 아파 죽겠다\"
신랑이 들어가 바지와 티셔츠를 벗고 이불속으로 들어간다
\"아고 ~~허리야 힘들다 이제 머 할건지 마님 말해보세요 ㅎㅎ\"
\"이제 좀 쉬었다가 엄마한테나 갈까 하고 간지 오래 된거 같아서 5월달도 되고 안아플때 가서 보고 오려고...\"
\"그래 그럼 지금 가던지 좀 쉬었다 가던지\"
옥이는 침대에 눕고 신랑은 바닥에 누어있습니다
비는 여전히 옥이집 함석지붕을 요란하게도 합니다
오전을 내내 간장과 된장에 씨름을 하고 누어서 시계를 보니 12시가 넘었습니다
\"언제 갈거야?안갈거면 좀 자고\"
\"이제 준비하고 가야지>..\"
\"그럼 준비해 난 샤워도 좀하고 면도좀 하고 \"
\"네 ,,난 양치질이나 해야지 몸이 안좋아지네 움직일수 없어 ..\"
\"그래 그럼 초코렛을 좀 먹을까 사탕이나 아님 과일이라도 ?\"
\"초코렛을 좀 먹을까 사다 놓은게 있어요?\"
\"그럼 있죠 마님 ㅎㅎ\"
옥이 신랑이 냉동실에서 초코렛을 꺼내 까서 먹여주고 손에 쥐어준다
옥이가 누어서 오물오물 녹여가면 단맛을 즐깁니다
그사이 신랑이 수건을 얼굴에 대고 나옵니다
\'이제 괜찮아? \"
\"응 이제 가요\"
옥이가 몸이 추운지 겨울 바지에 두터운 옷을 입고 나섭니다
차안에서 옥이가 말합니다
\"여보 나 많이 추워 몸이아까보다 더 안좋아지고 있어요 손톱있는곳까지 아파오고 있어요 \"
\"그래 얼른갔다 금방오자\"
가는길도 비가 억수같이 퍼붓습니다
오가는 차로 물이 티어 중간중간 차가 멈칫하기도 합니다
속도 도 줄이고 음악은 맑은날보다 더 크게 소리을 올려 듣습니다
옥이는 의자에 기대어 팔장을 끼고 잠시 잠이 든듯 움직임이 둔해 보입니다
\"일어나요 마님 \"
신랑 말에 눈을 뜨니 친정집앞입니다
비는 여전히 세차게 내립니다
\"엄마~~\" 어?아줌마도 계셨네요 안녕하세요 아저씨 돌아가셧을적에 못가뵈서 죄송해요 신랑만 가서...제가 그날아파서 못가뵈었어요\"
\"아고 무슨말이야 갑작스레 일어나서 우리 앞집도 몰랏엇어 근데 자네 신랑이 와서 깜짝놀라서 웬일이냐 했더니 자네 신랑이 어째서 아저씨를 혼자 보내시려 하세요 그래서 제가 왔지요 하지 먼가 ㅎㅎㅎ근데 요즘은 건강이 좀 덜한거야?\"
\"네 ㅎㅎ좀 좋아 졌어요 잘오셨어요 엄마하고 같이 점심이나 하세요\"
엄마는 지난밤 약 기운에 종일 주무셨답니다
눈은 움푹들어가고 여전히 못쓰는 왼팔은 구부정하니 구부러져 엄마 배에 묻혀 있습니다
\"웬일이냐 어젠 종근이가 왔더구나 와선 머 먹고 싶은거 없냐고 시장가자고 하고 니 올케는 팥죽드시겠냐고 하면서 묻길래 그러마했더니 한통을 사서 어제 먹고 낭그지 여기 데워 놨다이제 먹을라고 ,,근데 무슨일이냐 비가 오는데 오게\"
\"멀 엄마하고 점심하려고 왔다니깐 ㅎㅎㅎ엄마 가자 머 먹을까 우리 그전에 맛있다고 하던 수제비 먹을까? 보리밥도 먹고 말야 칠전동에?\"
\'아~예전에 갔던 거기?그래 가자 근데 비가와서 어찌가냐 \"
\"차가 있잖아 엄마 \"
엄마와 아줌마도 같이 우린 차에 기대어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엄마는 어느새 혼자 걷질 못하시고 지팡이에 의지해 걸으시게 되었습니다 반신불수에 지팡이까지...옥이 가슴이 미어지게 아파옵니다
\'엄마 내 손잡아요 그리고 한발차에서 내리고 나 잡으면 안 넘어져요\"
옥이와 신랑이안고 잡고 내려서 엄마를 식당안으로 모시고 아주머니는 따라 들어오셨습니다
\"여기 수제비 주세요 3인분\"
채김치와 열무김치 그리고 작은 공기에 보리밥이 조금씩 4그릇이 나왔습니다
\'엄마 무채 넣고 비비세요 고추장 조금넣고 따뜻하다 먹어보세요\"
\'응,,그래\"
엄마가 한손으로 보리밥을 비셔서 한숟가락 드십니다
작은 얼굴에 머리는 허옇게 헝클어져 얼굴이 더 헬쓱해 보입니다
\'엄마 맛이 어떠세요?\"
\"좋아 맛있지,,\"
옥이가 눈물이 나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합니다
누가 좀 엄말 보양을 해드리면 몸이 좀좋아질텐데 동생들도 옥이도 서로 힘이드니 그러지 못하고 혼자 사시는 엄마한테 오는것도 힘들고 모시는건 더 힘이 드니 어쩌지 못하게 가실날이 더 가까워지게 하는거 같아 옥이가 밥을 먹을수 없습니다
\'왜 울어 ?울지마\"
신랑이 말하지만 옥이는 화장지로 눈물을 더 닦아내립니다
엄만 아는지모르는지 밥을 잘 드십니다
\'엄마 조금만 드세요 조금 있으면 수제비 나오는데..\"
\"응\"
창가 밖은 여전히 비가내리고 식당안 진흙집은 조용합니다
때가 지난 시간이라 손님도 없고 옥이네만 중중거립니다
수제비 나왔습니다
큰 항아리 뚜껑같은곳에 감자와 호박이 섞이고 들께 가루 갈아서 국물을 내고 밀가루로 만든 수제비가 나무국자를 담근채로 나왔습니다
\"엄마 먹어바 따뜻하고 고소하겠다\"
옥이는 엄마,아줌마 신랑,을 퍼주고 옥이도 퍼서 먹습니다
\'아고 고소하네 우리아들도 낼 내려온다는데 나두 여기로 오자 해야겠네 맛있네 난 이가 없어서 건데기보다 국물이 더 좋아 ㅎㅎ\"
아줌마는 진흙집과 음식이 좋다 하십니다
엄마는 아무 말 없이 드십니다
옥이는 엄마 드시는 모습에서 눈물이 수제비 보다 먼저 넘깁니다
(언제까지 내가 엄말 모시고 이런식사 할수 있을까 얼마나 남아있는걸까 이렇게 라도 엄마가 좀더 계셨으면 좋겠다,,,,)생각을 합니다
\'엄마 국물 더 드릴까?\"
엄마 말 없이 고개을 저으신다
\"이거면 되지 멀 또 더 먹니 이거면 배부르다 \"
(진작 더 잘해드릴걸 ,,,내가 왜 이렇게 아플까 엄마 죽고 나서 난 또 얼마나 울까) 작년 아버지때가 생각이 나서 더 우느라 수제비를 먹질 못합니다
죽어라 소리 질러 불러도 다신 내앞에 오시지 않던 아버지 처럼 엄마도 그렇게 가시려나 미리 생각하니 좀체로 수제비를 넘길수 없습니다
( 저 엄마 없음 난 어쩌나 ..어떻게 살아갈수 있을까 어떻게 좀더 엄말 잡을수 있을까..)
지금 드시고 있는 엄말 조금만 더 잡아두고 싶습니다
마지막 \"솔잎\"차를 마시곤 엄마를 안아서 일으켜 세워서 옆 기둥을 잡게 하고 계산을 합니다
\"친정 어머니세요?\"
\"네\"
\"아구 아주 보기 좋습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 어머니 모시고 와서 엄마 식사 시중들면서 우는 따님 첨 뵈었는데 사연을 몰라도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건강하세요\"
\"감사 합니다 사장님\"
옥이는 인사하고 돌아서 엄마를 잡아 신발을 앉아 신켜드리고 다시 일어나 손을 잡아 줍니다
신랑이 차를 가까이 세우고 다시비가 쏟아져 잠시 식당 처마밑에 서서 비가 잠시 그치길 기다립니다
엄마는 내 손을 잡고 겨우 지탱해 서 계십니다
아주머니는 여전히 하늘 타령에 중얼거리십니다
비가 잠시 조용한 틈을 타서 엄마를 차에 태우곤 컴컴한 빗속을 드라이브 합니다
\"소양강땜으로 한바퀴 돌까요?\"
:아구 머러 그래요 지금값도 많다면서 난 얻어먹고 돌아서 좋지만 지금값이 금값이래는데??\"
\"그러게 요즘 그렇다네 그래도 있는놈들은 다 다녀 길에 보면\"
\"으이그~니 사위도 지금 다니질 않냐 ㅎㅎㅎ잘먹고 델고 간다는데 나야 미안허지만 그래도 니는 사위가 잘하니 우리집 딸은 옆에 살아도 잘 안와 먼지랄인지..\"
차안이 잠시 웃습니다
어린이 공원으로 삼천동으로 샘밭으로 그리고 소양강 콧구멍다리고 해서 집엘 엄마를 모셔다 놓고 친구분 아주머니는 더 계시단 간다시길래 신랑과 옥이는 다시 또 차에 오릅니다
\"엄마 이거 맛있는거 사서 드세요\"
옥이가 봉투를 엄마 손에 쥐어 드립니다
\"돈도 없는데 먼 올때 마다 주냐 너나 병원비 하지\"
\"아냐 엄마 조금이야\"
\"그래도 십만원은 넘는구나 \"
엄마와 내가 손잡고 웃습니다
\"엄마 갈게요~다시올게 아주머니 노시다 주무시고 가세요~~\"
\"그래 가라 \"
\"그래 잘가라 사위도 잘가시게~\"
비는 여전히 쏟아지고 되돌아오는길에 옥이는 훌적훌적웁니다
신랑은 모른척 달래지도 않습니다
되돌아오는길에 작년이맘때 아버지 장례식 치뤘던 곳을 지나갑니다
옥이가 고개을 돌려 멀어지는 그곳을 자꾸만 보려 합니다
큰 글씨가 작게 보이고 이네 사라지자 옥이가 눈을 감아 버립니다
큰 눈물방울이 감은눈으로 흘러 내립니다
천둥과 번개가 다시 치고 \"번개가 가깝게 치네 어디 사고 났겠다 이번 번개에는\" 신랑이 모른척 번개 타령입니다
신랑이 돈을 아끼려 고속도로를 피해 국도를 조심히 운전합니다
안개처럼 산길이 어둡고 안개에 가려 찻길이 위험해 보입니다
지나는 차는 거의없고 간혹 노선버스들만 간간히 지나쳐 멀어집니다
옥이가 몸이 더 안좋아졌는지 히타에 의자 불까지 단추를 눌러놓고 잠이 듭니다
차가 휘둘리는데도 옥이는 모른척 눈을 뜨지 않습니다
아마도 그대로 옥이는 집까지 갈지도 모릅니다
그래야 편해질거 같은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