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작은 딸램에게 전화를 받았다
이제 직장에 나가야 하는데 외손녀를 어린이집에
맡겨야 하는데 우리집 가까운 곳으로 데려올테니
오후에는 내가 봐주어야 한다고.
내가 혼자라면 마음대로 결정을 할텐데
남편의 생각을 들어봐야 하므로 조심스레 얘기를 꺼냈더니
영 탐탁치 않은 반응이다
부모에겐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데
내 두 딸아이중 유독 작은 딸램을 싫어라 하니
나 또한 마음이 편칠 않다
철이 없긴 하지만 그럴수록 내게는 더 아픈 손가락인데
그에게 이런 내 마음을 이해해 달라는 건 무리인가
기어코 서로 큰 소리가 나고 말았다
큰딸램도 올 10월말이믄 아기를 낳는데
3개월의 출산휴가 후엔 아기를 내가 봐줘야 한다는 얘길
얼마 전 했을땐 \"그럼 그래야지\"하던 사람이
작은 딸램에게는 표나게 싫은 티를 내니
내 마음이 찢어지는 듯 하다
내 입장에선 늘 부족하게 생각되는 작은 딸램이
더 걱정되고, 안쓰러운데 그는 나와는 생각이 영 다르다
사람은 누구나 타고 태어나는 천성이 있는데
그걸 어찌 자기 마음에 들고 안들고를 따져
자식을 차별할 수 있는지 나는 이해가 안 된다
자신의 잣대에 못 미치는 자식은 자식도 아닌건지하는
생각으로 속에서 화가 치솟았다
어찌 자식을 능력에 따라 차별해서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는지 나는 용납이 되지 않는다
올12월이믄 아파트로 입주를 해야하니 돈 들어갈 곳이
많아져 도저히 사위 혼자 버는 걸로는 생활이 유지가
안 된다며 한 푼이라도 벌어야 한다는 얘길 듣고도
선뜻 도움을 주지 못하는 내 마음은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지는 듯 하다
이럴 땐 먼저 간 애들 아빠가 더욱 야속하기만 하다
딸램들과 관련된 일 하나 마음 편히 의논하지 못하고
가슴앓이 해야만 하는 내 상황이 오늘따라 유난히 후회스럽다
잘나도 못나도 그게 자식인 걸.......
\"못 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도 있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