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름
제게 낯선 이름이 하나 생겼다네요~.
외할머니라고 하더라구요~ㅎㅎㅎ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때는
그저 멍~~~~~~~~~··했구요
서너시간이 지나간 다음에야 조금씩 실감이 나더군요.
외할머니라????
내가?
이 나이에?
묘합디다.
좋은 것도 같은데 착잡하더라면 이해가 가실런지요?
딸이 건강한 예비엄마가 된 것은 무엇보다도 반가웠고
아직 어린데 잘 할 수 있을까 싶으니 착잡하더라구요.
결혼 3주년 되던 지난 식목일에 그런 소식을 안고 왔더랬어요.
결혼하고 외국에 바로 나갔는데 의료비가 비싸다며
한국에 돌아오면 애기를 낳을거라 했거든요.
귀국하고도 만 일년이 넘도록 종무소식.
조금..............걱정이 되더군요.
사돈댁은 막낸데 말이지요.
애 낳는 법이나 알고 시집갔냐고 놀리던 아빠한테
전 잘 모르는데 오빠(사위)가 잘 알고 왔더라며
응수를 하던 재치만발 큰딸이었지요.
떽끼~~~ㅋㅋㅋ
어쨌든 예비엄마 큰딸은 까다롭게 입덧은 크게 안하는데
속이 조금 울렁거린다네요.
신김치찜이 먹고 싶대서 한달음에 창원까지 날아가서 해 주고 왔네요.
돼지갈비를 적당한 길이로 썰어서 핏물을 제거하고
묵은 김치하고 푹~~고다시피 한 묵은지찜.
특별히 비싼 음식도 아니라 갈비와 등뼈를 듬뿍 넣고
사골 고듯이 푹 고와 줬더니 아주 맛있게 잘 먹더라구요.
갈비는 김치맛이 들고 김치엔 고기맛이 들어
고소하고 새콤새콤 흐물흐물....
김치도 갈비도 다 부드럽고 맛있대요.
생선을 좋아하던 큰딸이라
통통한 갈치에 무 넣고 자박하게 졸여줬더니 그것도 두 토막이나 꿀꺽하네요.
씩씩한 아기를 낳으려나 봅니다.
딸이 임신하기 조금 전에
먼 나라에서 딸의 시숙님이 태몽을 꾸었다며 혹시 재수씨 임신했냐고~~???
태몽은 가족 중에서 누가 대신 꿔 주기도 합니까?
딸도 태몽같은 걸 꾸었다고 하네요.
아무튼 산달까지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하게 순풍순풍 잘 낳았으면 좋겠습니다.
겁도 없이 애 서넛은 낳을거라고 이야기하네요.
애국자가 되려나 봅니다.
절 닮아서 입덧을 크게 유별나게는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시댁가족분들이 축하를 많이 해 주셔서 딸은 요즘 즐겁답니다.
제가 외할머니가 되든말든 건강한 아기가 태어나길 바랍니다.
죽지않을만큼만 아프니까 가능한 한 자연분만하라고 권하고 있는 중입니다.
모유수유를 하라고 교육시키고 있는 중이구요.
엄마몸매가 좀 망가지면 어때요?
내 아기만 건강하다면야~
딸이 연예인될 것도 아닌데 좀 펑퍼짐해지면 어때요?
몸도 마음도 다 건강한 아기를 키우는 엄마면 성공한 엄마지요.
외출할 때만 종이기저귀하고 집에서는 천기저귀하라니까 펄쩍 뛰네요.
그걸 어떻게 일일이 다 빨아서 쓰냐고.....
우리 때는 다 천기저귀 빨아서 삶고 그렇게 키웠는데.
말이 안 먹히네요.
아기 하나에 몇 그루의 나무가 없어지는지나 알런지....
쩝.
외할머니.
낯선 이름에 다소 혼란스럽지만
기분은 아주 좋네요.
아울러 아줌마닷컴과 에세이방 님들한테도 감사드립니다.
얼마 전 모 이벤트에 제가 님들의 추천으로 당첨되었고
십만원권의 백화점상품권을 받았답니다.
생필품을 살까 잠시 고민하다가 딸의 임신축하선물로 주었답니다.
아기용품 뭐 하나 사든지 둘이서 맛있는 식사나 하라고요.
아주 좋아하더라구요.~^^
촌 아줌마 농촌일기같은 수다를 잘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모든 분들에게 날마다 조금씩 행복의 키가 자라는
기분 좋은 나무 한 그루씩을 심어드리고 싶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