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몇 일동안 식중독으로 고생한 터라 꼼짝 못하고 누워있다가 얼굴이라도 보자는 아는동생의 연락에
모처럼 바깥 나들이에 나섰었다.
하늘은 화창하고 바람은 좀 불어도 봄이 성큼 다가온 듯 포근한 햇살에 기분이 좋았다.
아직은 속을 다스려야할 듯 싶어 해운대 바닷가쪽에 있는 전복죽집으로 향했다.
전복죽을 맛있게 먹고 근처에 자주 가는 전망 좋은 까페로 향하는데 바람이 어찌나 세차게 부는지
얼른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가며 이게 해운대바람이라고 웃었었다.
푸른바다와 깨끗한 모래사장이 한 눈에 보이는 창가에 앉아 그 날따라 유달리 예뻐보이는 바다를 보며
참 즐거워 했었다.
그리고.... 그날 오후...
가벼운 마음으로 TV를 켜던 나는 그만 정지화면처럼 꼼짝 못하고 아나운서가 다급하게 알려주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리고 그 때 같이 점심을 먹었던 동생으로부터 문자가 들어왔다.
\"언니..아까 우리가 커피 마시러 가면서 맞았던 그 바람이 쓰나미때문이었을까?
우리가 점심 먹던 그 시간이네....\"
설마 그 바람이 그 바람일까마는 오늘따라 바다가 이쁘다고 행복해하며 즐거워한 그때
바다 건너 저 편에서는 그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게 참 섬뜩하였다.
역사적으로 편하지만은 않은 일본이지만 이런 일을 당하고보니 그저 안된 생각뿐이다.
항상 지진과 화산폭발의 위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그들이 안되어보이고
이런 재앙이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아직도 도사리고 있으니 그 불안이 오죽할까싶어
측은하기까지 하다.
한순간 힘없이 무너져내리는 도시와 파도에 휩쓸리는 자동차들을 보고 있자니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그동안 우리 것인양 마음대로 군림하려했던 인간들한테 경고를 주는 것인가...
부디 더 큰 피해가 없도록...
빨리 복구될수 있기를...
진심으로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