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이프를 달아 놓은 텔레비젼에서는 연일 뭔가를 판다.
값비싼 보석류부터서 해외의 명품가방이나 옷 그리고 운동기구며 생필품
가전제품에 건강식품까지.
텔레비젼을 그리 즐겨보는 편은 아닌데 어쩌다가 채널을 돌리다보면
화려한 말솜씨로 일사천리 상품을 소개하는 쇼호스트들의 목소리가 높고 맑게 들린다.
얼음에 박 밀듯이라 그러던가?
어쩌면 말 한마디 안 틀리고도 속사포로 쏘아 대는데도
그 상품에 대한 설명을 그렇게들 잘 하는지...
물론 엄청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특별한 교육도 받은 실력자들이겠지만
말로 먹고사는 사람치고는 아나운서 못지 않을까 싶다.
그 운동기구 하나만 있으면 이쁜 몸매, 초코렛 복근이 다 될 것 같고
그 옷 하나만 입으면 누구나 모델이 될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수백만원씩하는 보석도 마치 공짜같은 가격이라며 할부를 강조하며
매달 용돈 수준으로 들여 놔 보시라고 유혹을 한다.
이번 기회에 안 들여 놓으시면 평생 크게 후회하실거라는 조급증까지 유발시킨다.
침구류일 때는 마치 솜사탕같은 멘트로 꿈나라를 당장 경험하게
반찬이나 해산물일 때는 그 선전 보는 내내 군침이 꼴까닥 넘어가게
주방기구일때는 그 주방기구에다가 재료만 넣어두면 도깨비 방망이처럼
뚝딱...하고 저절로 음식이 될 것만 같다.
건강식품을 설명할 때는 따로 병의원이 필요없을 것 같은 명약같다.
쇼호스트들의 말 한마디
손동작 하나에 판매량이 좌지우지되다보니
인기 쇼호스트 그들의 몸값도 천정부지라 한다.
주로 여자들이 홈쇼핑의 주 고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거다.
시간대별로 상품이 바뀌면서 하루 온 종일 신상품들이 숨 차도록 쏟아져 나온다.
홈쇼핑에 나오는 상품 중에 특히 옷은 조심스러운 품목이다.
모델들이 완전 쭉쭉빵빵인데 우리도 선전하는 그 옷만 입으면 저렇게 될거라는 착각은 금물.ㅋㅋㅋ
혼을 빼는 혀의 현란함으로 샘솟듯 무진장 쏟아지는 쇼호스트들의 설명을 넋 놓고 입까지 헤~~
벌린 채 보고 있노라면 어느 새 나도 사고 싶은 강한 충동에 빠질 때도 제법 있었다.
가끔은 전화통에 달려가 사기도 몇번.
그렇게해서 구입한 이불은 딱 한번 반품을 했었다.
그 상품을 소개할 때는 구름같은 폭신폭신함을 강조했는데
막상 받아 본 이불은 에엥?
얇은 솜 탓으로 포근함은 결여되었고 촉감 또한 기대이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격에 이런 상품은 아니다 싶어서 바로 반품을 했다.
하도 몸매가 이뻐진다기에 기능성 속옷은 두어번...ㅎㅎㅎㅎ
그리고 간단한 운동기구 두어번.
그 뒤로는 홈쇼핑을 자제한 편이었는데 어제 드디어 또 지름신이 내게로 왔다.
실내용 유산소 운동기구.
옆구리와 뱃살 그리고 다리근력까지 책임(?)져 준다는 확신에 찬 말에
난 또 넘어가고야 말았다.
토요일이라 할머니들하고 목욕을 다녀오고 저녁까지 드리고 난 다음
그 선전을 시작하고서부터 끝날 때까지 시선고정을 하고 있는데
\"무슨 프로그램인데 그렇게 열심히 봐??\'
언제 왔는지 남편은 내 옆에 와 있었고 눈빛까지 반짝이며 열중한 내게 그렇게 물었다.
\"봄인데 운동도 해야하고 밖에는 황사에 자외선까지 강하잖아.
실내용이고 허리가 안 좋은 내게 무리도 안되겠고 딱이네~
저거 하나만 사줘요~~\"
집에는 이런저런 운동기구가 꽤 있는 편이라 눈치가 보였다.
지하실에는 개인헬스장까지 만들어 놓은 판인데 또 운동기구를?..하는 눈치다.
\"지하실에는 밤에 혼자가려면 무섭고 지금은 또 너무 춥더라구.
집 안에서 할 수 있고 자리도 안 차지하고 좋구만..
이쁘게 운동해서 뚱보아지매 안될께..하나만 사 줘요~\"
물론 나 혼자 텔레뱅킹으로 결재하고 사도 된다.
그러나 단 한번도 남편 허락없이 뭘 사질 않는다.
남편이 무서워서도 아니고 안 사줘서도 아니다.
그냥 그렇게 하는게 만사가 다 편안하더라는 경험에서.
그렇게 해서 사게되었고 내일쯤 도착하겠지.ㅋㅋㅋ
그리 높은 가격이 아니어서 일시불로 했는데 할인도 받았다.
얼마나 날씬해질려는지는 미지수지만 그저 더 불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
내장 비만이 더 무섭다기에 조심하는 편이고
아킬레스건이 아파오니 체중이 문젠가 싶어서....
뚱뚱한 체질은 아닌데 체중계에만 올라가면 허걱~~~~~
뒤에서 누가 다리를 하나를 더 올려 놓았나 싶게 저울침이 숨가쁘게 올라간다.
아무리 통뼈라 그렇다며 자위를 해도 아닌건 아닌거다.
내일부터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고 흔들고 돌리고 뛰는거다.
아가씨적 몸매로의 회복은 아니더라도 관절이나 허리가 아프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