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관리소홀하다보면 책이 접히게 됩니다.
곧 풀어서 편하게 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 깊은 골이 생기고
그대로 두면 그 자리가 접힌줄도 모르고 있다가
상하는 줄도 모르게 감각없이 지나갑니다.
우리 모든 인생들은 한자락씩 접고 살아가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다 펴고 편하게 있는대로 살아가기란 쉽질 않습니다.
그 접힌 아픔을 죽을때까지 펴지 못한 채 갈 수도 있습니다.
떠난 후에야 그의 생애의 접힌 부분을 펼쳐보고 추억할 수도 있습니다.
부끄러워서 접어버린 부분도 있고
아픈 상처가 두려워서 펼치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
펼칠 수 없는 함수관계에서 몸부림치면서 접어 놓고 포기하는 부분도 있고
치사하고 함께 더러워지기 번거로워 지나치는 수도 있을것입니다.
그래서 인생은 아픔의 자락이 있고 자릿한 고통의 연속인듯 합니다.
어떤 고통은 감사라는 포장으로 뒤집어 씨워져 있고
어떤 접힘은 시간이라는 껍데기로 가리워져 있고
어떤 아린 상처는 추억이라는 테이프로 붙여버립니다.
게오르규의 25시의 마지막 장면처럼 지금 이렇게 어정쩡하게 웃고 있습니다.
때로 슬프고 칙칙한 톤으로 인생을 노래하고 싶은 날도 있습니다.
(수니의 아침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