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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노인 기준 연령 높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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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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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


BY lala47 2011-02-25

네비게이션이 없이도 길을 잘 찾아다녔는데 네비에 의존을 한 후로는 길을 스스로 찾을 생각을 접어버렸다.

의존을 한다는게 어떤 결과인지 알겠다.

네비게이션이 이상해져서 한박자 늦게 가르쳐준다.

갑자기 우회전을 하라고 하면 난 어쩌란 말인지..

업데이트를 해달라고 카센타에 맡겼다.

한번 의존을 하기시작하니까 영원히 의존을 하고 싶어지는 버릇이 생겼다.

어떤 방법으로라도 의존을 하려고 하는 나를 본다.

 

사박오일 외출시에 보이러를 외출로 맞추어 놓았는데도 돌아오니 집은 29도였고 뜨끈뜨근한 방으로

나를 맞이했다.

가난한 살림에 가스값이 부쩍 올라갔을것이 분명하다.

지출에 가슴이 덜컥하니 이 또한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내 가슴이 나의 소관이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덜컥거리면 내가 해결할수가 없다.

보이라에 문제가 생긴게 분명하다.

전기선 접촉불량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무언가 고장만 나면 접선불량이라고 주장하던 한사람이 생각나서 혼자 웃었다.

 

사박오일 당산동 고모님댁에 가서 말벗을 해드렸다.

말이 고프다는 것이 어떤것인지 실감을 했다.

종일 따라다니시는 구십세의 고모님은 예전에 인테리였던것과는 상관이 없었다.

피곤하고 지친다는 생각을 했지만 돌아오고 나니 마음에 남았다.

나도 말이 고파서 어떤 이에게 메일을 매일 썼던 적이 있었는데 이제 그만 두었다.

받는 사람이 곤혹스러웠음을 이제 알았기때문이다.

누군가에게 눈치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던 기억이 났다.

눈치 빠르게 살아야하는데 나는 늘 놓치고 만다.

 

수지에 갔다가 며늘애 핸드폰에 전화를 했으나 받지를 않았다.

손녀가 보고싶은 마음을 접고 오산으로 돌아오며 내가 눈치 있게 군것인지 의문이 생겼다.

눈치 빠른 시어머니가 되어야 한다고 늘 생각하면서도 행동은 달랐는지도 모르겠다.

돌아오는 마음이 쓸쓸했다.

독립심이 강하다고 주장했던것도 거짓말이었나보다.

떠나가는 모든것에 대해서 의연하다는것도 과장이었다는 생각을 한다.

허세를 부리고 싶었던게지..

죽을때까지 나는 허세를 멀리 하지는 못할것 같다.

그 맛에 사는것인지도 모르겠다.

삶이란 어떤 맛이든 자기나름대로 지녀야 하는것이니까...

 

의존하지 않는 육십오세가 되기위해서 할수 있는것은 컴앞에서 밤을 지새우고 혼자 침대로 들어가

잠을 청하는것이다.

진실로 내것이란 아무것도 없음을 오래전부터 알았는데도 나는 아직 내것을 찾기위해서 노력한다.

허세를 부리면서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