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 친정에서 보냈다.
어느새 혼자 사는 습관이 되어버렸는지 공동생활에 익숙치가 못하다.
자고 싶을때 자고 먹고 싶을때 먹는 습관..
아무때나 커피 한잔을 들고 컴 앞에 주저 앉으면 시간 가는줄 모르는 습관..
아무도 내게 말 걸지 않는 시간들..
아무에게도 말을 건네지 않는 나날들..
때로는 말이란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는 날들..
나는 그런 것에 익숙해진 모양이다.
외롭지 않니..
아버지가 그렇게 물으시면 별로..라고 대답한다.
하루 세끼를 꼬박 네식구가 마주 앉아 먹다보니 규칙적인 생활에서 내가 얼마나 멀리 와 있는지
깨닫는다.
커피도 마주 앉아서 마시고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다.
늘 혼자 마시던 커피맛과는 다르다.
모든것을 혼자 음미하던 내 습관을 또다시 깨닫게 한다.
나는 왜 혼자여야만 한다고 생각을 하는걸까.
곧 다시 오너라..
아버지는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나는 대답을 못했다.
네에..라고 하면 될것을...
작가가 굶어죽었다는 뉴스에 가슴이 덜컥 내려 앉음은 남의 일같지 않은 불안감때문이리라.
절망때문이었겠지.
먹고 살기위해서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던게야..
절망과 희망은 한발자욱 차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기에 절망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자신을 채찍질 해야만 한다.
자칫하면 다시는 헤어나올수 없는 늪에 빠질테지..
우리는 언제까지 먹고 살기위해서 노력해야만 하는걸까.
나는 언제까지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 애써야만 하는걸까.
내 욕심은 어디까지가 한계점일까.
즐거워서 웃는 것이 아니라 즐겁기 위해서 웃는 것이다.
찬란한 날들이 기다리고 있지 않음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모르는 것처럼 외면하고 싶은 것이 우리네 인간이 아닐런지.
희망이 없다는 것처럼 공포는 없기때문이다.
바렌타이 데이라고 떠들석하다.
세상에 사랑이라는것이 존재했는지도 까마득한데 사랑을 고백한다고 난리들이다.
사랑했던 기억이 없다.
그것은 벌써 기억 저편으로 날아가 버렸다.
허나 나는 말한다.
지금껏 가장 행복했던 시기가 언제였느냐고 물으면 지금이라고 나는 대답한다.
아마도 나의 행복의 척도가 변했기때문이라고 결론 짓는다.
아니면 다 잊었거나 둘중에 하나 일것이다.
세상에 망각처럼 행복한 일이 어디 있을까.
잊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망각은 축복이다.
인간에 대한 기대가 없고 가족에 대한 욕심이 없어졌고 나자신에대한 기대만 부풀어 있으니
이기적이지만 이 또한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고 결론 짓는다.
나는 나를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