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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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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11-01-31

한 여인이 서 있습니다

좋은집근처 큰길에 쭈볏이 서서 낮은 지붕을 처다 보고 있습니다

흐들흐들 언제적 옷인지 어떻게 빨았는지 여기저기 지 멋대로 늘어지고 줄어든 허름한 옷을 입고 무릎이 벌쭘이 나온 바지겉으로 리어카 에서나 살수 있는 꽃무늬 버선이 올라와 있습니다

살짝 살짝 반짝이가 참 티나게 밉상 입니다

머리는 헝클어진 짧은 파마에 희끗희끗 흰머리가 대새 입니다

군대군대 닳아져 얼로 갓나 아니면 얼마나 많이 아끼고 썼나 빗자루가 패잔병처럼 솔이 얼마 남지 않아 뼈만 있는듯한데 그걸 꽉 쥐고 해 짧은 겨울날 기생같은 햇살속에 서 있습니다

얼마나 자고 얼마나 해를 보았을까요

그 옆에 부잣집(작가가 본 큰집은 다 부자다)의 여인네는 누구일까?

아마도 바지 속으로 양말을 신었을거고 좋진 않아도 늘어진 옷은 아마도 일찌기 버렸을것이다

파마는 안했을망정 흰머리 염색은 두달에 한번은 할것이고 빗자루는 없을것이다 그 집은 (부자집)마당없이 몽땅 집을 세웠다

어려서 아버지 여의고 엄마(외할머니) 보따리 장사에 보름씩 집을 비우면 동생을 업고 물을 기르고 나무를 해다 밥을 짓고 동생들 먹이고 화롯불에 큰 밤을 지새웠단다..

그러다 엄마(외할머니)가오시면시뻘건 돈이 앞전대에 가득 차 있었다 한다

그래도 엄마(외할머니)는 그 돈을 두밤을 새고 다시 가지고 나가면서\"애 잘바라 끼니 거르지말고 추분데 장작 사다가 따습게 살아라 이번에 나가면 또 언제 올라나 몰르것다 젊어 이 청춘에 이팔자인데 집이라고 일찍 오겟나 그래도 밥이라도 먹을라면 해야제 니도 고생이지만 나두 팔자다\"외할머니는 엄마에게 그렇게 말하고 나가시면 올때까지 소식이 없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갸날픈 나이 어린 엄마는 다시 또 물긷고 청소하고 밥하고 빨래하고 다시 또 큰밤을 지새고 ,,,그렇게 나이 들어 19살에 아버지 한테 중매로 시집을 와 지금껏 팔자려니 팔자 탓 하면서 사십니다

생활력 없는 아버지에 딸셋 아들하나 ..

\"서방복 없는년이 자식복이 어디 있다고  내 이렇게 살다 가면 편치 내가 멀 더 바라겠니 이 나이에 ..부러운것도 젊어서지 늙어바라 머가 부러운가 아무것도 없다 그저 내 자식 잘되고 나 자식들한테 속 안썩히고 빨리 가는게 제일 부럽다\"

늘 그렇게 말씀하시면서도 밥에 은행 넣으면 좋다더라 콩이 몸에 좋단다 하시고 절뚝거리시면서 옆집 심장 안 좋은 아주머니와 거르지않고 운동?을 하신다

젊어서 자식들 다 내주고 이제 걱정을 다 끌어안고 사시면서 정작 죽을때 그나마도 자식들 한테 손이 될까 걱정하십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처음 오는 구정...

어머니는 또 부천 남동생 집으로 가 아버지를 볼겁니다

지겹다 지겹다 하시더니 막상 가시니 저녁마다 \'이바요 거기 좋으?여긴 얼마나 추운지 몸을 은신도 못해요 나두 그렇게 영감처럼 갓으면 좋겠수 혼자 이러고 자고 먹고 누구 하나 종일 가도 안보는 이 컴컴한 집에서 사는것도 좋은 수 없네요 옥이가 수술을 햇는데 아마도 죽을거 같우 자식위해 한번도 안 살았으니 거기서라도 한번 살려보슈 갸 죽을까 내가 속이 아니우\"

못하는건 다 아버지 부르고 탓하시고 그리고 주무십니다

\"니아버지 없으니 세상이 내 세상이다 \"그러시더니 그 안에 사무치는 정은 아마도 돌아가실때까지 엄마 속에서 있을겁니다

흰 소복에 싸여 우시던 어머니..

\'이 병신 두고 이렇게 가면 난 어쩌우 나도 델고 가요 나도 살기 싫어요 이바요 나두 같이 갑시다\"라며 엎드려 마지막 가는 남편 길에 우시던 어머니가 그래서 사셔서 더 외로움에 눈물이 더 많아 지셨습니다

가시고 나서 좋다좋다 하시더니 어느사인가 걸음도 안좋아져서 방안에서도 넘어지시고 간간히 내가 왔다간것도 잊으십니다

돈을 찾아왔는데 어디 있는줄 모르시고 추운데도 얇은 옷을 입고 나오십니다

아마도 오래 못가실듯 제 맘이 졸입니다

이제 또 아버지 가시듯 어머니도 보내야 하는구나 ,,어머니가 아깝습니다

고생하고 또 고달프고 또 힘들고  또 어려운 살림에 어머니는 이제 젖어서 더 편한건 남의것이라 하십니다

\"니 아버지 가고 나선 밤마다 문을 잠그고 잔자 무섭더라야..\"하시며 쪽문 마루문 다 잠그고 혼자 침대에 들어가 쓰레기장에서 주어온 큰 곰돌이 인형을 안고 잠을 청하시는 어머니..

살아계신 동안 자식들 걱정은 어머니 시지만 아마도 돌아가시면 그 걱정은 이제 우리들것이 될것입니다

그래도 혼자 씩씩하게 밥해서 드시고 운동가시는 어머니..올해도 건강이 더 나빠지지마시고 웃는날이 더 많은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어머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제가 사랑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