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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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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BY lala47 2011-01-29

입원했던 내 컴퓨터가 퇴원을 했다.

하드 디스크가 두개나 망가져서 새 것으로 교체를 하고 돌아왔다.

이를테면 장기 이식을 한 셈이다.

주문했던 USB가 노트북의 글들을 컴퓨터 본체로 옮겨다 주었다.

감추고 빼앗고 하던 USB를 첩보영화에서 본적이 있어서 나도 업 된 세상에 일원이 된것 같아 기분이 좋다.

요놈을 핸드폰에 달고 다녀?

나도 절대로 뒤지지 않는 신세대란 말이지..

내 말에 컴 기사가 웃는다.

 

두 돐 지난 윤지가 컴 맛을 알아서 할머니가 노트북을 두고 가지 않았다는 말에 아앙 하고 울었단다.

야후꾸러기 맛을 못보게 되었단 말이다.

아들네에는 왠 일인지 컴퓨터가 망가진 이후로 고치지를 않고 있다.

아들의 숨은 뜻이 있지 않은지 짐작을 할 뿐이다.

손녀의 인기를 얻기위해서 야후꾸러기 맛을 보여준것이 불찰이었던것 같다.

\"누릉지 오빠 참 웃겨..\"

윤지는 야후꾸러기의 누릉지 오빠를 자주 들여다 보며 그렇게 말하면 내가 하하 웃는다.

\"만지지 않고 보기만 할거야. 컴퓨터 가지고 가지마.\"
윤지는 나를 유혹했지만 나는 넘어가지 않았다.

할머니꺼는 할머니가 가져가야한단 말이지..

 

터치폰으로 교체를 한후에 얼마 되지 않아 스마트 폰이 유행이 되었다.

\"혹시 내 핸드폰이 스마트폰이니?\"
아들에게 물어보니 아니란다.

엄마것은 터치폰이라고 말해준다.

\"내 핸드폰에 카메라가 망가졌어. 네 딸이 그런것 같아.\"
\"엄마. 사진 찍는 셔터를 잘 모르고 계신거야. 이게 셔터야.\"
\"그렇구나. 어쩐지 사진이  안찍히더라.\"

머쓱해져서 꼬리를 내렸다.

그건 언제 까먹었을까.

윤지는 엄마 아빠의 스마트폰을 자기 것인양 쥐고 여러가지 작동을 하면서 나를 보여준다.

\"할머니는 못해.\"
\"할머니는 못해?\"
노트북앞에서 의시대던 할머니가 스마트폰앞에서는 모른다고 말하니 의아해한다.

으시대는 윤지의 스마트폰 작동을 구경했다.

\"이거 봐. 이렇게 하는거야.\"
\"그렇구나.\"

 

홍천에서 놀고 있는데 아들이 전화를 했다.

\"어디세요?\"
\"홍천에 있어.\"
\"놀러가신거야요?\"
\"놀러왔지.\"
연말 정산에 내 주민등록 번호가 필요하단다.

갑자기 내 주민등록번호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엄마..문제가 좀 심각한데?\"
술을 마신 탓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백세주 한병과 맥주 두깡을 마신 탓이라고는 절대로 말하지 않았다.

\"그럴수도 있지머.\"
주민등록증을 지갑에서 꺼내어서 읽어줄수 밖에 없었다.

그건 언제 까먹었을까.

내가 누구인지는 기억하고 있는건지...

 

\"어머니 심심하지 않으세요?  윤지 본지가 이주일이 넘은거 아세요? 윤지가 이주일동안 키가 엄청 컸어요.\"

달력을 보니 이주일이 아니라 열흘이건만 며늘아이는 이주일이라고 빡빡 우긴다.

\"심심하면 갈게.\"

오늘 내가 심심한것인지 아닌것인지 모르겠다.

정 심심하면 가기로 했는데 그걸 잘 모르겠으니 문제다.

 

명절이 코앞이다.

할 일이 없는 명절이 되고 나니 명절을 어찌 보내야 할지 난감하다.

즐거운 일을 만들어오지 않을려면 오지도 말라는 언니의 농담이 생각나서 혼자 웃는다.

무엇이 우리를 줄겁게 하는 일이지 그것도 통 모르겠다.

특별히 즐겁지도 슬프지도 않은 그저 그런 날들이 줄 지어 나를 맞이 하면 그것이 행복이 아닐런지..

그냥 그렇게 명절도 맞고 그냥 그렇게 봄도 맞이 하면 되지..

사주에서 나온 내 수명이 팔십오세라는게 좀 문제가 되긴 할테지..

인생에 큰 기대를 하지만 않는다면 행복이란 놈이 우리곁에 머무는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