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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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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님이랑 추억을 찾아 나선 길에서~


BY 이슬이 2011-01-28

아점을 느즈막하게 먹고 서둘러 서로 단장을 했다.

서로가 딸내미에게 어떠냐고,

이렇게 저렇게 어떻게 한게 더 괜찮냐고...

굳이 물어보곤 우리 맘대로 단장을 하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당신이 데이트 비용 쏠거지?^^

나도 당신이 사주는거 먹고 싶어...^^

 

 

애교를 떤 덕분에 정말 소박하지만

대접받는 기분으로 집을 나섰다.

서울로 가는 길이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편하게 다니기로 했다.

아마도 차를 모시고 나왔으면 집에 올때쯤엔

서울 어딘가에 우리차는 내동댕이 쳐진채 울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서울역을 들어서기 전부터 꽉꽉 막히더니

서울역 광장에 깔린 우리 아들 또래의 전경들과 시민들,

시위대들이 한데 엉켜진 바람에

전용차로를 질주하던 버스마저도 발이 묶여 버렸다.

 

 

이 상황은 광화문 네거리까지 오는동안 계속되어

여기저기서 짜증을 부릴 지경에 이르렀다.

 

 

시청앞 광장은 전국에서 모인 온갖 단체들의 깃발들이

군중을 이루고 있었고

다 좋은데 대중이 이용해야할 곳을 이렇게 점령해 가면서

꼭 이런식으로 의사 표현을 해야 하는지

뻔한 얘길 또 하고 싶다.

 

 

 광화문 광장 네거리에서는 시위대와 그렇지 않은시민들이

확연히 구분 되어지는 현상마저 생겼다.

깃발들고 조끼 갖춰입은 시위대는 서울광장 쪽으로

나들이 나온 시민들은 광화문 광장쪽으로~

우리는 광화문 광장쪽으로 갔다.

 

 

난 그러면서도 오늘 이 조용한 나의 행복이

시위와 진압으로 인해 깨지지 않기를 바라며

속으로는 두려움에 떨었다.

 

 

한 성질 하는 우리 서방님이 혹시나

휩쓸리지나 않을까 조마조마..........................................

정의의 사도와 같은 불같은 성격을 익히 아는지라

오늘 나들이 간다고 딸내미와 아들녀석이

선물로 사준 양복까지 입고 나간 길이니

정말 평화로운 데이트 이기를 너무나 고대했다.

 

 

광화문 광장아래 세종대왕님과

이순신 장군님에 대한 기념관이 있었는데

실내 환경만 좋았더라면 정말 훌륭한 곳이었다.

 

 

공기좋은 곳에서 살다간 사람이어서 그런지

매캐한 , 탁한 숨쉬기 힘든 그런 공간이어서

금새 두통이 왔고 목이 아파왔다.

 

 

결국은 그 소중한 경험을 대충 하고 돌아서야 했다.

환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것 같다.

학생들이든 어른들이든 꼭 가보기를 바란다.

 

 

한번쯤 높으신 분들이 거길 다녀가셨으면 좋겠다 .

30분이상~ 아니 10분이상.....

얼마나 공기순환이 안되는지...

아기들, 어린이들이 대부부분이던데..ㅠㅠ

 

 

어지러운 시국같이 느껴지는 공포스런 세종로를 떠나

종로통으로 들어 갔다.

우리 서방님을 만난곳이

조계사 맞은편 제은이란 커피숍이다.

 

 

예정치 않았던 미팅을 하게 되어 거의 30여년 가까이 알고 ?

지낸 사이가 된것이다.^^

하얀눈이 탐스럽게 쌓였던 눈내린 그날....

키가 나보다 한참이나 껑충했던 서방님을

거기서 그렇게 만났고 내겐 또 첫사랑이다.

 

그동안 사느라 너무너무 바빠

데이트 한번 제대로 못했는데 오늘 손을 꼭 잡고

황학동으로 청학동으로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벼룩시장 골목까지 쏘다니다

 

 

영미네 곱창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맛있는것 먹으니 맘에 걸리는 같은동네

큰 시누이님 생각나

또 포장까지 해서 배달까지 마치고서야 집에 왔다.

 

 

오늘 행복했냐고 묻는 서방님에게

정말 행복한 날이었다고 얘기해 줬다.

그동안 부부지간에 재밌게 보내는

법도 다 잊고 살았는데

 

 

적은비용으로 소박한 데이트를 하는 방법은

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계획에 없는 쇼핑은 절대 하지 말며

과음하지 말며 많이 걷고 많이 얘기하고......

 

 

정말 행복한 밤입니다.

근데 막판에 우리 딸내미 버스에다

지갑을 놓구 내려 울상이네요^^

 

 

다행히 현금은 은행에 입금을 해서 없었다고 하고

몇년전에도 같은 지갑을 버스에 두고 내려

내용물만 쏙 빼고 지갑은 경찰서로 돌아온적이 있었는데

안쓰고 모셔둔 조금 비싼 지갑이 있어서

대신 쓰라고 건넸더니 금세 얼굴이 밝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