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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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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통성?


BY 매실 2011-01-12

거울속에 보이는 나는 앞 뒤 꽉 막히게 생긴 그저 구닥다리 아줌마고

쌔끈한 미씨족 이런 것과는 거리가 좀 있다.

마음만은 좀 세련되고 우아한 젊은 아줌마이고 싶은데...

 

글로는 수다가 늘어지지만 평소에는 말수가 적고 목소리도 작아서

아주 모범적인 사람으로 나를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원래 규칙을 잘 지키고, 해서 안 될 일은 안하기는 한다.

그게 모범적인 거라면 모범적이지만,

 

내 기질의 1/3은 우뇌형인 것같다는 판단이 든다.

우뇌형이라면 좀 더 감각적이고 직관적이고 즉흥적이고 별로 노력하지

않는 편이고 관심의 폭이 넓고 다양하고....그렇다고 한다.

 

좌뇌형,우뇌형의 구분 기준을 알지 못 했을 땐

나도 내가 왜 이런지 잘 몰랐다.

한 가지 진짜 잘 하는 것은 없는데-모든 우뇌형이 그렇다는 뜻은 절대 아님-

오만 가지에 다 관심이 있고 남보다 그 가짓수가 많다는 것

 

그래서 나는 혼자 놀기의 달인이다.

배경이 아름다운 영화를 찾아 다운받아 보면서 즐거워하고

요즘 아이돌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음,가창력 좋은데?\'\'음, 스타일 좋군\'평을 하거나,

좋았던 국내외 드라마와 영화를 찾아서 다운로드 받아 CD에 구워놓고 보고 또 보고...

그게 CD집으로 몇 권이나 된다.

 

클래식 음악회나 미술전시회도 혼자 가고,방에 콕 박혀서 책읽기도 좋아하고

틈만 나면 여행지를 검색하며 나는 언제쯤 저기 갈 수 있을까? 구상도 해보고

그걸 대비해서 시간나는대로 틈틈이 외국어공부를 하고...

그럴 때 진짜 행복한 기분이 든다.

 

우리애들은 나의 이런 면을 재밌어 하고

친구들과 대화하다가 자기 엄마가 다른 엄마들과 약간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고 좋아하기도 한다.

 

엄마인 나부터 오만 데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우리애들이 공부만 들이파지 않고 잡다한 데에 관심이 많아도 다 이해해주니까.

 

이런 나의 열린 사고(?)를 미처 눈치채지 못하시고 그저 반듯하고 모범적인 이미지만

알고 계신 목사님께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일을 나에게 맡기셨다.

 

나도 첨엔 어디부터 어떻게 손대야야할지 몰라서 걱정을 했지만

내가 다른 나라에 관심있어 하는 그런 부분을 그들도 역으로 관심있어할 것같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그래서 지극히 교과서적이고 머리 아픈 전통문화 소개, 상식 소개는 조금만 하고

전통악기인 가야금으로 퓨전음악을 연주하는 동영상,팝송을 연주하는 동영상

애국가 동영상,김영임씨의 민요메들리 동영상(열린음악회),

게다가 그 젊은이들이 아주 좋아할(20대부터 30대후반까지 연령층 다양함)

소녀시대 뮤직비디오를 준비해서 보여줬다.

-이건 좀 망설이다가 보여줌ㅎ-

 

신성한 예배당의 대형스크린에서 소녀시대의 그 예쁜 걸들이 나와서 날씬한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어대니 젊은이들(남자들이 99%)의 반응은 은근 뜨거웠다눈...캬캬~

 

당장 MP3파일을 다운 받을 곳을 물어오는 적극적인 젊은이도 있고

가야금으로 연주한 팝송 제목을 물어오는 젊은이도 있었다.

 

목사님 얼굴이 하얘지셨다.ㅎ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은 어디고 우리나라의 상징은 무엇이고..하면서

재차 강조하신다. 외국인들 멀뚱~(우리말을 못 알아듣는 사람이 2/3가량이다)

 

이런 나에게 그 일을 맡기신게 잘못이지 뭐.ㅋ

 

그래도 나는 아직도 내가 옳다고 믿는다

MP3파일 음원을 다운받도록 했으니 국익에도 도움을 줬고(순전히 내생각ㅎ)

중국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정작 국내에 들어와있는 외국인들은 느끼지 못하니 일깨워줬고

자국에 돌아가서도 이런 것들을 소개할 수 있을테니 잠재적인 고객도 확보했고,

 

앞으로도 유적지 소개를 비롯해서 관광지 소개, 내가 가봐서 정말 좋았던

제주도 스페셜,김연아 스페셜(내가 알고 있는 모든 상식 동원해서),

올림픽 메달리스트,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들의 소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그룹 뮤직비디오, 각분야 음악가 등 예술가 소개를 비롯해

현대문화 소개를 중점적으로 할 생각이다. (지나간 전통은 양념으로 조금만)

 

한라산이 남쪽에서 제일 높은 산이고 1,950미터 높이라는 사실보다는

얼마나 풍경이 아름다운지,계절별 모습을 다 따로 보여줄 생각이다.

언젠가는 그 곳에 꼭 가보고 싶도록~

또 신혼여행지로 제주도만한 곳이 없다고 강조할 것이다.(비용은 좀 높지만)

 

따라서, 근엄한 수업은 아닐 것이다.

 

그들은 우리나라의 3D업종에 주로 종사하고 고국에 두고 온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야근과 잔업도 불사하기 때문에 일주일간의 일과가 고되다.

그런 그들이 주일에도 쉬지 못하고 딱딱한 우리나라 국사를 배우고 전통을 배우러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내가 진행하는 시간이 재밌고 즐거워서 다시 찾아오면

나는 일단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가르치는건 부담스럽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소개하려니 나도 즐겁고 행복하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