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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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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BY lala47 2011-01-06

집을 버리고 열흘만에 돌아오니 우편물이 쌓여 있다.

월간 문학과 계절문학과 시집들..

공동 우편함이 내 우편물로 가득하다.

전달 못한 등기물은 현관에 표딱지가 붙어 있다.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선거를 위한 투표용지는 등기로 배달되었다.

선거 운동하는 문자가 하루 종일 울린다.

소속감을 알려주는 문자다.

어딜 가나 권력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행진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원고료를 인상해주겠다는 선거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원고료 인상...맘에 든다.

 

열흘만에 현관문을 열자 바로 따라 올라오는 이층 아줌마가 내게 말을 건넨다.

지하수지만  공짜는 아니라는 말에 웃었다.

한달에 오천원씩 걷어서 모터를 돌리는 전기세를 내고 있다는 말과 지하수로 올라가는

관이 얼어서 녹이는데 돈을 걷었다는 말을 했다.

오산에 이사 온지 처음으로 이웃을 알게 되었으니 전화번호를 서로 교환했다.

\"무슨 일 있으면 전화 해주세요. 나는 자주 집을 비워요.\"

\"참 고우시네요.\"

곱다는 말은 할머니들에게 하는 말인줄은 나도 안다.

곱게 늙었다는 말이겠지..

오만원만 내세요..

깍아주겠다는 말이다.

수도 녹인값에서 나는 제외시켜주겠다니 의아하기는 했지만 고맙다.

집을 버리길 잘 했나보다.

십개월 밀린 수도값을 계산했다.

 

청소를 하고 나니 사람의 온기로 집을 채우고 싶었다.

삼겹살 파티를 하자고 오산팀에게 전화를 하고 나서  마트에 갔다.

빈대떡 좀 부쳐볼까..

명절이면 늘 하던 음식들에서 해방되고 나니 편하긴 하지만 왠지 허전한것은 사실이다.

녹두를 담그고 혼자 바쁜척 해보았다.

며늘아이가 발라준 메니큐어가 흠집이 났다.

크리스마스 튜리처럼 빤짝이는 메뉴큐어를 발라주면서 손이 이쁘면 자신감이 생긴다나

어쩐다나 말하던 며늘애는 발톱도 발라주겠다며 양말을 벗기려고 다가섰지만 질색을 하고 거절했었다.

내 발을 만져본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기때문이다.

내 얼굴에 팩을 해주고 메뉴큐어를 발라주는 일을 며늘아이는 재미있어 한다.

덩달아 손톰을 내밀고 있는 윤지도 메니큐어를 바르고 마를때까지 조심스럽게 앉아 있는

모습이 귀여웠다.

 

새해가 시작된지 벌써 닷새가 지났다.

올해는 어떤 해가 될것인지...

열심히 쓰는 일만 계획한다.

그리고 남에게 상처 주지 않고 상처 받지 않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정리를 해야만 하는 나이라고 하지만 나는 아직 정리 하고 싶지가 않다.

나 자신에 대한 기대가 나를 사랑하는 길이라는 생각에서 나는 올해도

나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 노력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