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담배에 대한 규정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한 우리나라도 생겨야 할까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263

나는 잘 살았나?


BY 시냇물 2010-12-31

 

벌써 2010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이 마지막임을 어제서야 비로소 눈치(?)를 챘다

 

저녁을 먹으면서 문득 한 해를 어떻게 보냈나 생각을 해보니

다른 거 다 제쳐두고 나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한 채 지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을 돌보느라, 남편을 챙기느라 정작 나 자신에겐

돌아볼 시간적 여유도 없이 그냥 허겁지겁 살아온 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나이 탓인가?

아니 이제부터는 내 나이도 만만치 않다는 자각이 들어서인가?

 

문득 지나고 나서 어떻게 살았나 생각이 나지 않는 시간들보다

지나고 나서도 내심 흐뭇해지는 그런 삶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마음이 바빠진다

 

우리 인생은 되돌아올 차표가 없는 편도일뿐인데 마치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것처럼 느슨하게만 살아온 건 아닌지 싶으니 

남은 날들마저 이렇게 보내고 후회할 순 없다는 생각이 들어 행동부터 했다

오늘 아침엔 마지막 남은 이 시간마저 또 후회할까봐

추운 날씨지만 오리털 파카 입고 계단청소를 4층부터 1층까지 시작했다

빗자루로 먼지를 쓸어내고 대걸레로 구석구석까지 내 마음의

묵은 때를 벗겨내듯 더 정성들여 빡빡 닦아내고 나니 온몸은

후끈후끈 땀이 났지만 께름칙했던 마음이 깨끗해진 계단처럼

개운해진 느낌이다

내친 김에 3층 출입문의 손자국이 얼룩진 유리도 세정제 뿌리고 신문지로

닦아내니 뿌옇던 내 마음까지 말개진 유리처럼 깨끗해지는 듯해서

기분이 훨씬 나아졌다.

 1층 현관의 출입문도 여러사람이 드나들면서

온갖 손때가 묻어 지저분한 것이 떠올라 양쪽문을 활짝 열고서

안팎으로 힘들여 닦으니 나중엔 손에 힘이 빠져서 더 이상

힘을 주고 닦을 수가 없었다

늘 벼르기만 하던 일, 더 이상 늦추면 다가오는 새해마저

또 후회로 시작할 것 같애 마음을 다잡고 시작하길 잘했다

 

어쩌면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내가 마음먹기 나름일지도 모른다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도 춥다고, 시간이 많다고, 온갖 핑계를 대면서

미루기만 하는 건 50중반을 넘어서는 내게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일임을

절감한다

무슨 일이든 생각만으로 결정짓고, 단정짓고 판단하지 말고

그럴 때일수록 한 번 더 몸을 움직여 행동하고, 생각이 녹슬지 않도록

단련을 해야겠단 다짐을 자신에게 해 본다

 

아컴님들도 신묘년 새해에는 바라는 소망이 무엇이든 꼭 이루는

시간들로 후회없는 소중한 인생이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