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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076

하루.


BY lala47 2010-12-19

목욕탕에 가면 경노라고 빡빡 우긴다.

주민등록증을 보자고 하지 않으니 다행이다.

천원의 이익에 흐믓해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천원이 어디냐고...

통큰 여자라고 자부하던 시절도 있었건만..

사기치는 재미도 쏠쏠하다.

 

종일 혼자 집에서 지내다 보면 사람 구경이 하고 싶어진다.

컴퓨터만 들여다 보기도 눈이 가물거린다.

대형마트에 가면 씀씀이가 커지기때문에 기피하고 있었지만 심심할때면

대형마트로 차를 몰고 간다.

세차를 해놓았더니 전혀 고물차 같지가 않다.

제법 광택도 난다.

차가 내게 사기를 치려고 한다.

 

어제도 대형마트에 갔고 오늘도 갔다.

어제도 심심했고 오늘도 심심했기때문이다.

어제는 수면양말과 전기난로를 샀고 오늘은 성모의 집에 계신 수녀님께 드릴 까만색 마후라를 하나 샀다.

다음주에는 수녀님께 가기로 약속을 했기때문이다.

 

내게 본명을 지어주시고 교리를 가르쳐주시던 오십년전에는 젊으셨는데 이제는 팔십이 훨씬 넘으셨다.

그래도 여자이고 처녀인지라 늙었다는 말을 싫어하심을 눈치챘다..

여전하세요..나는 그렇게 말해드렸다.

참 잘한 일이다.

사랑하는 임마꿀라따야..

수녀님의 메일을 받으면 참 기분이 좋다.

수녀님은 나보다 컴퓨터를 잘하시는것 같다.

크리스마스 카드도 메일로 멋지게 보내주신다.

 

일층에서 부터 삼층까지 카터를 밀면서 왔다 갔다 했다.

주말이라 아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오백원짜리 오뎅을 두개 먹으면서 엄마따라 오뎅을 먹는 아이에게 말도 건넸다.

몇살이지?

요렇게 말이다.

말이 좀 고팠기때문이다.

아이가 잘 먹네요..

요런 말도 건넸다.

대답이 없다.

무안하다.

 

언젠가부터 먹고 싶었던 더덕이 눈에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한팩 샀다.

난 요즘 반찬 만들기를 하지 않는다.

예전에 내가 아니다.

오늘은 더덕양념을 해보리라..

고추장에 맛있게 양념을 해야지..

너희 엄마 음식솜씨는 정말 좋았다고 아들더러 그 사람이 말했단다.

잘 얻어먹고 있는지 갑자기 고것이 궁금해졌더랬다.

별 일이다.

별 쓸데없는게 다 궁금하다.

 

내가 담근 깍두기가 먹고 싶다는 내말에 며늘애가 반대를 했다.

엄니.글 쓰셔야지요..그런거 이젠 신경 끄세요.

먹고 싶다는데 신경을 끄라니..야속하다.

 

집에 돌아와 영화를 하나 다운받아서 보았다.

오래전 영화 쌍화점..

상당히 야하다.

야해서 좋다.

섹스란 저런 것이었구나..

경노라고 우기던 내가 실지로 경노임이 실감 났다.

경노란 나이의 기준이 아님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