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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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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10-11-28

벌써,,세월이.

어르신 말씀에 나이들어 늙으면 세월이 화살에서 팅겨져나간 화살촉 같다 했습니다

세월이 변해 그 화살촉 보다 더 빠르게 지나가 한번 감았다 뜨면 한 계절이 휘리릭~지나간것같이 느껴 집니다

이제 2010년 머 하고 싶다 멀해야 겠다 멀 먹어야 겠다 누굴 만나야 겠다 이런저런 사람들의 희망과 바램이 이리저리 얼켜 다 이룰수 있을까 했는데 어느새 두꺼운 이불이 있어야 잠을 자고 목도리 장갑을 찾아야만 밖을 나갈수 있는 계절이 왔습니다

피아노의 물방울 떨어지는듯한 소리에 멈춘듯 일그러진 내 일상을 되뇌여 생각 해 봅니다

그렇게 아파서 애쓰던 허리를 끌어안고 아버지 병수발에 두달을 보냈던 봄이었습니다

언젠가 통영가서 사왔던 이름모를 물고기가 드시고 싶다던 아버지 말씀에 난 입원한 병원의사한테 외박을 끊어서 통영을 내려가 그 물고기를 기억해 사왔지만 정작 아버지는 드시질 못했지요

\"갠한 말을 해가지고 니가 병원입원중에 고생했구나 미안하다\"이말한마디하시곤 쓸쓸히 굽은 등을 보이시던 아버지...

온종일 앉아가야했던 난 그날밤 얼마나 통영숙박집서 아파 했는지 모릅니다

진통제로 꼬박 날을 새우고 첫차로 올라온 춘천차...

아버지 등을 보고 바로 다시 입원했던 봄이 이제 다시 그리운건 아마도 아버지가 안계셔서 일겁니다

그렇게 보고 싶으시다던 벚꽃이 채 피기도 전에 가셨던 아버지

밤새 내린 비로 아버지 묻히던 날 꽃비가 엄청 내려 앞이 안보였었지요

보셨나요 아버지 그 꽃들을...

가시기 힘들었지만 훌쩍 가신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난 다시 허름한 집에서 혼자 아파했지요

뜨겁던 여름내내 병원 예약날짜 따져가며 힘겨운 날들을 보냈지요

그래도 혹시 덜 아플까 허리를 끌어안고 산을 매일 탔습니다

한시간 거리가 두시간

두시간 거리가 세시간으로 넘어가면서 날짜는 다가왔고 더위는 추석을 앞두고 있엇지요

아버지 보내드린 죄책감에 강릉에 첫차타고 가서 죽으려 했던 난 수많은 문자와 전화로 되돌려왔던 기억도 납니다

가을 문턱에서 난 입원과 수술 그리고 퇴원을 하면서 가을 을 병원에 누워 쌍쌍이 고추잠자리 보면서 가을을 만끽해야만 했습니다

이제 추운겨울을 맛보면서 앉아있기도 하고 밥도 먹고 운동도 하고 걷는연습도 합니다

멀 바라고 이렇게 1년을 다채웠는지 당췌 알수없습니다

해따라 달빛따라 무수히 많은 날들을 어떻게 다 채웠는지....

가슴이 휭~바람이 불어 두꺼운 머플러가 필요 합니다

지난 여름 고생한 남편덕에 거실엔 고구마며 야콘이며 사과며 호박 땅콩이 가득하고 저녁마다 남편은 땅콩을 까 먹고 고구마를쪄서먹습니다

풍요로운 초 겨울저녁입니다

그런데 눈물이나는지 감으면 눈물이 더 흘러 뜬채로 있습니다

참 행복 합니다

이렇게 아픈데도 난 매일 행복하단 말을 합니다

이젠 습관처럼 난 행복합니다

점점 미쳐 가는데도 난 왜 이렇게 행복하단 생각이 드는지 ㅎㅎ정말미쳤습니다 아주 돌았습니다 차라리 그게편할수도있습니다

안 미치면 난 아마 죽었을겁니다

그래도 살라고 살아가라고 사탕주는사람에 운동길 또또(강아지 ㅡ제 친구) 그리고 점심 사주는사람에 과일 사서들려주는사람에 자장면을 배달 시켜주는 고마움들...이런것들이 있어 난 아마도 아픈것보다 더 행복한거 같습니다

몸이 썩어질수록 난 행복이 다 채워집니다

곳곳에 썩어 구멍난 곳을 행복이 메꾸어 가고있습니다

올 겨울이 더 추울거란 말들에 난 또 웃습니다

추울수록 난 또 행복한머가 메꾸어 갈테니까요

올 크리스마스엔 작은 선물이라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언젠가 남편한테 새우깡 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고 텅빈 놀이터에서 울었던 감동이 올해 에도 있길 바랍니다

날 위해 기도해주신 모든님들 한달 남은 올해ㅡ를 좀더 노력을 더해서 마지막까지 모든 희망의 목적을 달성했으면 합니다

나 처럼 모든님들이 행복 했으면 합니다

난 지금 행복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