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대학을 올해 졸업한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발급에 필요한 증명사진을 출력하려 사진관에 갔는데,
진열되어있는 1회용 카메라 사이에 네잎 클로버가 보인다. 코팅을 하여 한쪽에 구멍을 내어 매달아놨다.
나도 지갑안에 클로버가 있다. 네잎 클로버... 살면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준 네잎 클로버...
그 사연은 한 7~8년전으로 돌아간다.
나는 수입선글라스 회사의 영업관리직을 맡고 있었고 우리가 통화하는 전화기의 상대방은
늘 안경점 사장님들, 또는 안경사들이었다. 즉 도매처이지 소매처가 아닌거다.
어느날 부하 직원이 전화를 받으며 난색을 표하더니 날 쳐다본다.
응~ 나 바꿔줘. 나이 많으신 아주머님이었다.
요지는 F 브랜드의 안경을 아들이 쓰고 있는데 다리가 부러져 AS 가 가능한지였다.
보통 안경점을 통해 AS 가 가능한지라 구매하신 안경점으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했더니,
어디서 샀는지 모르고 그냥 받은거고 지금 아들은 교도소에 있다고 그저 수리좀 해달라고 애원을 하시는거였다.
아.... 그러세요? 그럼 저희 회사 주소를 알려드릴께요. 안경을 보내주시면 고쳐서 댁으로 보내드릴께요.
아구...감사합니다. 근디 내가 그냥 그 회사로 갈께요. 택배비 아까우니까.
네? 아니 그냥 보내셔도 되는데요?
결국 그 아주머님은 우리 회사 근방의 지하철를 찾아오셨고 나는 10분거리인 전철역 입구로 나가 그 안경을 받아왔다.
고치면 댁으로 보내드릴께요. 주소를 알려주세요.
아녀... 고치면 전화하세요. 내 다시 올랑께...
수리는 완료되었고 그 분은 또 힘들게 오셨다. 수리비가 보통 2만원 정도 나오는데,
교도소에 있다는 배경과 택배비도 아낄려고 직접 오신 그 아주머님앞에서 2만원을 받을수가 없어서
그냥 무료로 해드리겠다고 안경을 드리니 갑자기 내 손을 잡고 서럽게 우신다.
아들은 무기수이며 언제 나올지도 모른다고, 그런데 이렇게 고맣게 마음을 써줘서 감사하다고,
내 명함을 받아가셨고... 며칠이 지나 사무실로 편지 한통이 왔는데...
우체국 이름만 있는 편지... 즉 그 무기수 아드님이 감사의 편지를 나에게 보내왔다.
너무 감사한데 드릴께 없다고 네 잎 클로버를 함께 넣어 보내주셨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 클로버는 그분이 더 필요할텐데...
나는 책 한권과 함께 감사의 편지를 써서 보냈고 그분은 다시 또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
그 분의 이름이 동명이인일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맞다면 제법 유명한(?) 살인범이다.
확인을 해볼수는 없었지만 어째든 이름만으로 나는 그 살인범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지금 그 네잎 클로버의 옆에는 내 아들의 증명사진이 붙어있다.
무기수로 언제 돌아올지 모를 아들을 그리워하며 힘들게 찾아와 눈물 흘린 엄마의 마음...
나도 그 엄마의 마음으로 네잎 클로버의 행운이 나 아닌 내 아들에게 돌아갔음 하는 마음을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