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하얀 안개가 자욱한 산들을 지나고 있다
차창으로 흰운무로 인해 백지처럼 아무것도 안보이는가하면 산끝 산등성만 보였다가 구름처럼 흐르는 엷은 안개의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어제는 반팔 입고도 더울만큼 가을날씨치고 고온이었는데 오늘 이곳은 안개가 자욱.
성당에서 전신자 성지순례를 충북 괴산에 연풍성지로 가고 있는 중이다
야유회는 몇번 따라가 봤는데 성지순례는 는 두번째가 된다
가족 전부가 오는 집, 우리처럼 부부만 온 집, 각자 바쁜 일정으로 외짝으로 온 자매님 형제님들이 있으시다
와우 ~충북으로 들어서자 사과밭이 보인다
키도 그리 크지 않은 사과나무에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꿀꺽 ,침이 고일만큼 크기도 크고 탐스러워라
사과밭이 한동안 계속 이어지더니 목적지 연풍성지에 도착됐다
무려 600명이 넘는 사람들이 18대의 버스에서 내려 넓디 넓은 성지 잔디밭에 흩어져 돗자리를 펴는데
얼마나 넓은지 텅빈 공간이 더러더러 보일 만큼이다
따스한 햇살은 비추고 잠자리떼가 우찌 많은지 또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는지 성지 잠자리들은 손에 어께에
마구 앉으려 한다
주일에 미사만 나가서는 서로 잘 알지 못하는게 성당신자들인지라 이런 기회는 서로를 잘 아는 기회가 된다
인사하고 근황을 묻고 깔깔깔 우스개 소리~~~~
점심시간이라 모두 가져온 걸 풀어 놓고 먹는다
된장국을 큰 마호병에 가져온 자매님이 종이컵에다 한국자씩 떠서 나눠주고
감자탕 싸온 자매님은 또 나누고
나는 김밥을 싸갖는데 남자팀에 반 주고 나니까 얼마 안남아 밥을 얻어 먹는다
햅쌀밥이라고 강조하는 말씀을 들으며 풍성한 반찬에 권해 주는 손길들에
해서는 안되는데 ... 과식을 한다 ;;;
성지미사를 드리고 성가 경연대회가 있단다
바로 연습 돌입 !
노래는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이다
와 ~ 내가 음치지만,,,, 좋아하는 곡이고 우리 구역은 성가대가 많아서 부담 갖지 않고 하기로 결정한다
부드럽게 높이 올라가는 대목만 조심해서 부르라고 지휘자가 부탁한다
고풍스런 한옥처마가 올려 보이고 기와 너머로 메타쉐콰이어 푸른 나무꼭지가 보이는 곳에서
미사가 진행된다 맨날 똑같은 성당에서가 아니고 툭 트인 열린 공간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미사가
새로와 오히려 신부님 강론 보다는 나무에 하늘에 바람에 귀가 집중한다
순간을 느끼라는 말씀만 건졌다 ^^
미사가 끝나고 성가대회가 시작됐다
총 8팀중 우리는 4번째 순서
노래가 쫴께 딸리는 에 00 자매님과 나는 썬글라스를 쓰고 나가기로 했다
낭중에 요한씨한테 들으니 둘이 너무 튀었다고~
ㅋㅋㅋㅋㅋㅋ
♬ 날마다 숨쉬는 순간마다 내앞에 어려운 일 보네
주님 앞에 이몸을 맡길때 슬픔없네 두려움 없네
주님의 그 자비로운 손길 항상 좋은 것 주시도다
사랑스레 아픔과 기쁨을
수고와 평화와 안식을
날마다 주님 내곁에 계셔 자비로 날 감싸 주시네
주님 앞에 이몸을 맡길때 힘주시네위로하시네
어린 나를 품에 안으시어 항상 평화를 주시도다
내가 살아 숨을 쉬는 동안
살피신다약속하셨네 ♬
가슴 뭉클한 가사와 성가대들의 막강한 기본 실력에 힘입어 노래는 잘했고
고음에선 어쩔수 없이 입뻥긋만 한 걸 고백한다 ;;
어쨋거나 저쨋거나 우리 환상의 팀이 사회자의 실수로 4등이었다가 역전해서 1등을 먹어 갖고 싶었던 성물을
선물로 받게 되었다
이가정에 축복이라고 쓰인 심플한 성물 *^^*
더 쓰고 싶은데 저녁 준비 관계로 여기까지만 적어요 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