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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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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은 죄


BY 오월 2010-10-03

그녀는 나와 갑장이다

작은 키

오동통한 몸집

그녀를 만난건 3년 전이니 서로를  

친구야!

다정히 부르는 사이지만 그녀는 날 모른다.

 

대학교 앞

카페 매끈 미끈  아르바이트 학생들

싱그럽고 팔딱이는 젊음 속에 

서빙하는

그녀가 있다

그녀의 딸들도 대학을 졸업했다.

 작고 통통하고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그녀는 여자인 내가 봐도 가끔은

품안에 꼭 한번 안아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할 만큼 귀염성이 있다.

 

미모는 경쟁력이라는 말이 실감나게

그녀가 그 나이에 딸들보다 어린

학생들과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이 

외모덕이 아니라고 아무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합창을 함께하는 그녀는 노래도 잘 부른다

잠시 쉬는 시간

어쩔수 없는 땅콩같은 외모를 지닌 우리둘은

맨 앞 줄 정중앙이 우리들 자리다

 

가만히 앉아 그녀가 내 손을 끌어다 자신의

손과 나란히 놓았다.

꽤나 동안이며 곱상한 얼굴과는 달리

손마디가 굵고 거친 심줄이 불거져 나와  억센

남자손을 방불케한 그녀의 손

.

 

반면 가늘고 살집없이 작고 긴 내손은 마디도

없고 그녀의 손과는 대조 적이다.

갑장이 그 커다란 눈으로 내 눈을 지긋이 바라보다

촉촉히 젖은 눈으로 이렇게 말했다.

 \"남편 잘 만난 자기는 좋겠다

부모 잘 만난 자기는 좋겠다.

일 안하고 사니 손도 이리 곱네!\"

 

난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며  웃었다.

내가 지은 죄

긍정하듯 웃은 죄

손이 고운 죄.

해야 할 말을 참아 그녀를 슬프게 한 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