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나와 갑장이다
작은 키
오동통한 몸집
그녀를 만난건 3년 전이니 서로를
친구야!
다정히 부르는 사이지만 그녀는 날 모른다.
대학교 앞
카페 매끈 미끈 아르바이트 학생들
싱그럽고 팔딱이는 젊음 속에
서빙하는
그녀가 있다
그녀의 딸들도 대학을 졸업했다.
작고 통통하고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그녀는 여자인 내가 봐도 가끔은
품안에 꼭 한번 안아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할 만큼 귀염성이 있다.
미모는 경쟁력이라는 말이 실감나게
그녀가 그 나이에 딸들보다 어린
학생들과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이
외모덕이 아니라고 아무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합창을 함께하는 그녀는 노래도 잘 부른다
잠시 쉬는 시간
어쩔수 없는 땅콩같은 외모를 지닌 우리둘은
맨 앞 줄 정중앙이 우리들 자리다
가만히 앉아 그녀가 내 손을 끌어다 자신의
손과 나란히 놓았다.
꽤나 동안이며 곱상한 얼굴과는 달리
손마디가 굵고 거친 심줄이 불거져 나와 억센
남자손을 방불케한 그녀의 손
.
반면 가늘고 살집없이 작고 긴 내손은 마디도
없고 그녀의 손과는 대조 적이다.
갑장이 그 커다란 눈으로 내 눈을 지긋이 바라보다
촉촉히 젖은 눈으로 이렇게 말했다.
\"남편 잘 만난 자기는 좋겠다
부모 잘 만난 자기는 좋겠다.
일 안하고 사니 손도 이리 곱네!\"
난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며 웃었다.
내가 지은 죄
긍정하듯 웃은 죄
손이 고운 죄.
해야 할 말을 참아 그녀를 슬프게 한 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