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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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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의 부작용


BY 나비만세 2010-09-22

내가 국민학교 3학년때  언니는 명문여대에 입학했다.

 

예쁘게 생긴 언니는 학교에서 유명했다.

 

집에까지 쫒아오는 남자부터, 학교 앞에서 기다리는 남자들까지..

 

하루는 집에 돌아온 언니가 엄마를 붙들고 \'오늘 미팅한 이야기\'를 까르르 웃으며

 

한다.  \"오늘, 세명 대 세명으로 미팅을 했거든.. 우리과에서 제일 못생긴애도 같이

 

나갔는데, 글쎄 걔랑 파트너된 남자애가 얼굴이 똥색이 된거야..헤헤헤.. 그리고 어

 

떻게 된줄알아? 그 남자애가  화장실 간다고 하고선 집에 가버린거야..하하하..

 

 우리과 애는?  울상으로 좀 앉았다가 집으로 가대..웃기지않아?  화장실간다고 도

 

망간 남자애.. 얼마나 싫었으면.. 하하하\"

 

엄마도 따라 웃으며 별로 안 웃긴 이 얘기에 집중한다.

 

언니는 이 스토리가 웃겨?   어려서부터 예쁘다소리를 수천번들어 아예 공주병인

 

언니..거울을 보면서도 온갖포즈 잡고,  매일 \"나 얼굴살좀 빠졌니?\"에 대꾸해줘야

 

하고.. 그에 반해 난,,같은 반 남자애가 집에까지 쫒아오며 \"야, 들창코!\"  \"야, 돼

 

지!\" 하며 놀리질않나..

 

담임선생조차, \"넌 낮잠을 많이 자는구나..그래서 파리가 얼굴에 똥을 쌓구나..ㅎ

 

ㅎ\"  얼굴에 있는  주근깨를 보며 하는 말이다.  

 

세월이 흘러 대입학력고사를 치루고 나서 같은반 친구가 미팅을 주선한다는거였다.

 

열명대 열명.. 청량리 미주상가 중국집..(생애 첫 미팅을 잊을리가 있나..)

 

난 멋쟁이 언니 옷을 내 몸에 세팅했다.  부츠까지 신었다.

 

중국집 방에 상을 깔고 한줄은 여학생, 마주한 한줄은 남학생..  가슴이 콩닥콩닥..

 

얼굴이 화끈화끈...

 

\"파트너를 정할껀데 제비뽑기야..던진 접은 종이를 하나씩 집어!\"

 

헉.. 난, 이순자..그렇다면 전두환을 찾아야하네..    저쪽에선,\"심순애 어딨어?\"  또

 

저쪽에선  \"춘향이 어딨냐?\"      키득키득거리며 드디어 파트너끼리 마주앉았다. 

 

내 짝은 넙대구리였다

 

아주 적극적인 말투.. 다른 커플들에 비해 적극적..그러더니 빨리 나가잔다.  우리

 

커플이 제일 먼저  나왔다...그러더니  중국집앞에 날 세워두고는 화장실에 다녀오

 

겠단다....허거걱!! 올게 온거다

 

이 아인 내가 너무나 맘에 안들어서 제일 먼저 나왔고, 그리고 그 다음 차례로는 화

 

장실핑계로 도망을 가는거구나..... 내 첫 미팅이.. 이마에 비가 내렸다.  그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난 뒤로돌아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얼마나 비참해

 

했는지............아직도 그 감정이 생생하다.

 

집에 오자마자 미팅주선한 친구가 전화를 해서는 \"너 왜 집에 있어\" 걔가 너 찾아다

 

니고 난리가 났어,

 

지금이라도 나올수있으면 나와라..\"  근데 난 나가지 않았다.

 

난 이미 김이 새버렸거든..   넙대구리 그아이는 연대에 들어갔다고 얼마후에 들었

 

다. 미팅주선한  친구로부터....아깝게 놓쳤네..하는 얼굴로,,날 쳐다보며 말하던 친

 

구.

 

아이씨..그 녀석..미팅전에 화장실을 갔다올것이지, 사람 헷갈리게스리..

 

아직도 놓친고기가 좀 안타깝게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없나부다...  긁적긁적..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