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아버지 한테 가는 길 입니다
\"아고 새벽에 거기서 여까지 힘들었다 명숙이는 지신랑이 벌초하고 아침에 왔다드라 지금쯤 자겠지 니들이 날 델러 온다해서 전화 했더니 그렇게 말하더라
이따가 비오면 어쩌재? 비온다는데 태풍이 멀그리 많이 올라 오는지 배랑 사과가 다 떨어졋다는구나 효자동아줌마네도 복숭아 다 떨어져서 아주 속이 상해 죽는다는구나 우리집에 온 복숭도 얼마나 아깝고 지랄같은 날파리들이 달겨드는지 내가 아주 다 썰어서 설탕에 담궛다
어제는 종일 덕두원 친구가 와서 칼국수를 해서 처먹고 놀다가 원통 아줌마는 지 서방 준다고 뿔은건 싸가지고 가고 이른 저녁까지 놀다 갔다
그래도 지 서방은 팔십이 넘었는데도 ㅎㅎ 어찌 그리 잘 챙기는지
너 그 아저씨 못봤지?
팔십 넘었는데도 얼마나 잘생기고 건강한지 보면 칠십안으로 보겟더라 촌에서 농사짓고 일을 해서그런가 정정하더라 울 영감은 벌써 갔는데,,77살인데도 니 아버진 아주 90은 넘어보인다 그 영감함테 대면..
아유 ~`논이 다 노랗구나 저런,,태풍에 다 쓰러져서 융단같기 됐다야 여름내내 농사진건데 ,,쯪쯪,,그래도 계절은 못 속여서 저녁이면 난 이불 두꺼운거 덮고 잔다야 \"
차는 아버지한테로 가까이 달려가,,내 맘이 아직도 아린데 ....엄마는 소풍나온듯 합니다
\"그럼 니 아버지 지금 살아잇음 어쩔뻔했냐 똥 오줌 싸고 그걸 누가 다하니? 잘 죽었지 편하게 더 살면 고생이지 자식한테..너도 아픈데 아구야~`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 올해는 명절에 음식값이 다 비싸다더라 배추나 무도 얼마나 비싼지 난 안먹으니 살필요 없지만 장날 물어봤더니 비싸더라 난 한절가지 사서 먹어도 며칠 먹으니 ..그전에 어찌 그리 김치를 많이 담궈 먹었는지 ,,,세월에 먹는것도 적어지나부더라 한달에 니들 어릴때 쌀 한가마니도 작더니 이제 한됫박만 사도 며칠 먹으니 그리고 머 밥먹게 되디?..난 그저 우유한잔에 빵하조각이면 배가 터지더라 요즘이 니들이 해준 틀니가 얼마나 아픈지 빼버리고 이렇게 앞니로 먹으니 얼마나 편한지 갠히 돈 처들여서 돈만 버렸지,,그돈이면 몇년은 귀경다니고 먹고 싶은거 다 먹겠던데 생각하면 아까워 죽겠다
아유~~길거리 코스모스가 벌써 많이 펴서 흔들리더라
간사람은 갔어도 세월은 무심히 흐르니 잊어지기 마련이다
니 아버지한테 오니 온다하니 가면 간다하니 \'\'\'
아침 안 먹어서 배 고프겠다 멀좀 먹을거 가져올것을...
아범은 멀좀 멕여서 오니?
아범얼굴이 안좋은거 같다 아범한테 잘해라 그래야 니가 산다
딸가진 죄로 맨날 할소리도 못하고 산다 내가
현우네는 벌써 왔다니?거기 도착했데?
거기서 일찍 올라면 새벽에 일어났겠다
애들도 다 데리고 ..
날이 왜 그리 더운지 ..
니 아버지 더위 그렇게 타더니 올해는 땅속에서 시원하겠다
하루에도 옷을 몇번씩 벗고 씻고 아주 선풍기를 혼자 가지고 살았는데,,,,가을이면 사과을 얼마나 잘 먹었는지 많이 사다놔도 지 혼자 나 먹어보라 소리도 안하고 다 먹더니 오래 살지도 못하고 죽으면서 왜 그렇게 지 아버지는 먹을걸 욕심 냈는지 ,,,,,,
지금은 내가 혼자 먹으니 편타 먹고 싶으면 먹고 하기 싫으면 사먹고 세상 팔자 내 팔자다
하늘이 태풍 지나고 나서 꽤나 높아진거 같다야 이제 집집마다 고추 말리느라고 우리 뒷집 여자는 비오는데 고추20관을 사다가 보일라 때고 선풍기 돌리고 속상해서 죽는다 하더라 아고 그걸 다 말려서 머 할라고 그집도 두 늙은이 사는데 나처럼 그냥 사먹지 돈 만원이면 충분할텐데 ,,그것도 다 힘이 있어야 말리고 끌어들이지 끌어들이는게 얼마나 힘든데 ,,매일 아침마다 한근씩 물커져서 버린다고 지랄이 났다\"
엄마는 쉴새없이 중얼중얼 하십니다
중간 중간 대답만 해드리면 더 없이 좋아하십니다
사실 차소리에 잘 들리진 않지만
중간중간 뒤돌아보며 얼굴 봐 드리고웃으면 좋아 하십니다
어린애 같이 다 들어드리지 못하지만 같이 있어주고 눈 마주치면 좋아하시는 어린애가 다 되었습니다
호국원에 오시면 티비에 나오는 청와대 지붕같다고 좋아하시는 엄마 세요 ㅎㅎㅎㅎ
그리곤 제사엔 안중도 없으시고 동태전에만 관심이 많으십니다
올 추석엔 동태포를 더 많이 해서 갖다 드려야 겠습니다
우리집 어른 꼬마한테 말이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