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밤이 늦었어요.
지금쯤 스님께서는 고덕사를 떠나셨겠지요.
새로 부임하신 절에서는 자리를 잡으셨는지요?
언제 어디로 떠나셔서 자리를 잡으셔도
수행생활을 잘 하시며 중생제도에 큰 뜻을 품으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요즘 상황이 많이 안좋답니다.
저희 어머님께서 병원 중환자실에서 적멸에 들고자
긴 꿈을 꾸고 계시답니다.
헌 옷을 벗어 버리리가 그리도 어려우신지
세속에 남아있는 미련이 아직 너무 많아서겠지요.
다음주에는 제 곁으로 모셔올 예정이랍니다.
아무래도 쉽게 떠날것 같지 않아 걱정이 많답니다.
저는 길 떠나는 어머님께 마지막 예후를 지키로자 최선을 다하고 있답니다.
이곳 병원으로 옮겨오실때 입혀드리려고
옷 한벌을 만들었는데 꼬박 이틀을 만들었답니다.
예쁜 핑크색으로 염색해서 정갈하게 난 한첩을 그려 넣었답니다.
우리 어머님 그 옷 입고 좋으시겠지요?
훨훨 날아가시겠지요?
팬티 한장,메리야스 한장
그리고 인조로 만든 수세복까지 준비해놓고 늘 차안에 가지고 다닌답니다.
마지막 가시는 길 사랑 듬뿍듬뿍 주고
많이 안아주고 몸도 정갈하게 해서 보내드릴거에요.
그리고 쓸어지시기 하루전에 약속했어요.
다음 생애엔 다정한 자매로 다시 만나기로.
불쌍한 내 어머니
솔직히 정신적인 부담이 크답니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것 같은 예감이 든답니다.
그일을 혼자서야 하겠어요.
그래두 그래두 많이 걱정이 된답니다.
스님!
살다가 살다가 너무 힘들면 찾아갈게요.
따뜻한 위로의 차 한잔 주실수 있으시죠.
다음에 뵈올때까지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