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게를 인수 받았을때에 1톤트럭 한대분량의 쓰레기를 지하에서
끌어올려서 버려가며 열흘동안 잠도 아껴가며 수리를 하던중 13번방의
천정에서 물이 새어 나왔다 .
내게 가게를 양도한 사람이자 1층의 호프집 운영자인 사장을 불렀더니
자기가 1층의 호프집 바닥에다가 시멘트를 깨어내고 바닥수족관을 설치
하였는데 그수족관이 방수가 안되어서 그런다며 수리중이니 걱정말란다 .
천정의 물을 바게쓰로 받아내고 말려 가면서 수리를 마쳤고 개업을 했다 .
그리고 8개월만인 40일전쯤 ..... 우측 복도의 천정이 또다시 곰팡이가 피며
썩고 있었다 . 황급히 1층집 사장을 다시 불렀고 수리를 할것을 부탁하며
가게의 열쇠까지 건네주고 보름후쯤 ..... 1층에선 도통 이렇다할 말은없고
점점 썩어가는 부분은 확대되고 있었다 .
다시 불러서 ..... 확대된 부분을 보여주며 설명을 요구하자 바닥 수족관은
도저히 안될것 같아서 물은 완전히 다 뺐는데 물기를 머금고 있던 시멘트
바닥이 계속 물을 다시 내뿜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시간이 걸릴거란다 .
그러면 내게 일의 진행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어야지
두내외만 알고 있으면 지하에있는 나는 얼마나 답답하고 화가
나겠느냐 ? 안그래도 장마철이라 습도가 높아서 비염이 있는 나는
괴롭고 힘든데다가 지하의 특성상 장마철엔 아무리 애를써도 곰팡내가
나는데 게다가 천정까지 일조를 하고 있으니 조속히 신경을 써주시라는
당부하고 돌려 보냈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건물주에게 알려야 하는
사안일것 같은 판단이 들었다 .
호프집마져 양도를 하려고 내어놓은 상태이니 만일 가게를 팔고 어디로
가버리면 건물주에게 보수를 요구해야 할텐데 나중에 건물주가 알게되면
진즉에 알리지 않은것으로 오히려 내게 원망이 돌아오거나 문책이 돌아
올수도 있었다 . 건물주 대신 관리를 맡고있는 부동산 사무실에 연락하여
설명을 하고 보여주자 심각하게 해석하며 돌아갔다 .
그리고 며칠후 ...... 초저녁에 들어온 고등학생 들이 나간지 20분정도
되었을까?? 문제의 13번방에서 쿵.... 소리와 함께 뭔가 둔탁하게 떨어져
내려앉았다 . 놀라서 뛰어 가보니 세개의 스피커중 제일 무거운 10kg 가량의
무게를 지닌 것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 쿵쾅 쿵쾅 ...... 놀란 가슴은
새처럼 팔딱이고 출입문 위에 매달려 있던것이 나가는 학생들의 머리위에
떨어 졌더라면 상상 만으로도 끔찍했다 . 떨어진 자리를 쳐다보니 복도와
마찬가지로 시커멓게 썩어 있었다 . 스피커가 박혀있던 자리에 나무가 습기를
머금으며 내려앉은것이 분명했다 . 또다시 1층 사장을 불려내려 설명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얘기하는데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듯 대답하는말에
화가났다 .
다음날 ...... 손님들이 왔다갔다 하는데도 내마음이 영 편치가 않았다 .
하루종일 건물주와는 연락도 안돼고 집으로 돌아가도 잠도 안온다.
도저히 안되겠다 . 이런경우 내가 할수있는 조치에 대해 법률구조공단에
가서 자문을 구했다 . 너무 복잡한 사안이라 변호사 사무실로 가란다 .
그곳에서 내게 권한것은 건물의 안전진단과 함께 만일에 안전사고가
있었다면 사태의 경중에따라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운영자의 구속조치와
법적책임에 대해 설명하면서 건물주와 1층의 사장에게 취해야할 조치들을
알려주었다 . 집으로 돌아와 워드로 내용증명을 만들어서 건물주에게는 건물의
안전진단을 해줄것을 1층의 사장에게는 안전진단후의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각각에게 띄워놓고 문을 닫아버렸다 .
3일이 되도록 건물주와 1층의 임차인 누구에게도 연락조차 없다 .
중간중간 건물주에게 통화를 시도해 보아도 연락이 되질않는다 .
차라리 마음편한 여름휴가 였다면 잠이라도 편히 자련만 머릿속은
엉켜붙은 실타래처럼 복잡하기만 했다 .
월요일 아침 ......통화를 시도하니 며칠째 꺼져있던 전화가 발신음이 들리고
통화가 됐다 . 설명을 하자 해외로 휴가를 갔다 오느라 며칠을 비웠다며
빠른조치를 약속하고 월요일 저녁에 3명의 이해 당사자가 모여 의논을
하는데 1층의 사장만 수시로 들락거린 천정을 올라가서 봐야만 확인이 가능
할텐데 누수를 전문으로 판별하는 분을 불렀으나 소용이 없었다 .
건물의 안전진단은 비용이 사백만원 가량 들어가니 그건 안할려고 건물주
측은 다른 방법만 자꾸 찿고있고 처음엔 1~2초에 한번 떨어지던 것이 지금은
30초에 한번정도로 물이 떨어 진다는 설명에 그런건 기계로도 못잡는다며
기술자는 가버리고 누수가 되던 주변의 나무들이 썩고 있는지를 판별해야
하는데 건물주는 나보고 올라가 보란다 .
아침부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데 시멘트와 천정 합판사이의 90cm가량의
폭사이를 낮은포복으로 기어 다니며 먹고 살려니 참 별짓을 다한다싶어
어이가없다 . 석고보드를 다시대고 수선을 하고난후 일꾼들은 돌아가고 지하에
5일동안 닫아놓은 우기의 가게는 천정공사를 하며 피운먼지와 곰팡이가 혼연
일체를 이루어 볼만했다 .
1층의 사장은 내가 해준다고 했는데 나를 왜?? 못믿고 그런 내용증명을 보냈
느냐며 나를 원망하면서 설령 내가 가게를 팔고 다른지역에 가있더라도 내가
못오면 다른사람이라도 시켜 조치를 해줄 사람이지 자긴 그런사람이 아니란다 .
세상을 살아 오면서 나에게 약속했던 모든 사람들이 그대로 이행 했더라면
돈을 빌려주고 못돌려 받지도 않았을테고 지켜 주겠노라 하고선 그자신이
폭군이 되지도 않았을테고 내가 이렇게 전전긍긍 하지도 않았을테지 .
5일 동안에 화장실의 벽면에 붙박이 쇼파에 쇼파밑의 다리에 사방으로 엉겨붙은
곰팡이를 닦아내는데 온몸으로 땀이 비오듯하고 전체평수 150평의 객실수 18개가
범보다 무섭다 . 5시간동안 청소를 하면서 혹시 내가 전생에 청소반장 이었을까 ?
언젠가 1박2일을 꼬밖 세워가며 낡은 식당을 청소해가며 오픈했다가 주인에게
통째 바쳤던 기억과 아주 오래전에 지금의 집앞에있는 화산볼링장에 청소부로
취직을 했는데 6일동안 청소부가 없었었다면서 하루종일 1층에서 5층까지 우선
화장실만 청소 하라는데 벽으로까지 똥칠이 되어 있었던 기억까지 떠오르며
힘이들어 다리가 덜덜 떨린다 .
오늘 6일만에 가게문을 열어놓고 부디 천정이 더이상은 말썽이 없기를 빌어본다 .
나이제........ 누구와도 언쟁하지 않고 정말 조용히 살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