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딸아이와 손녀의 B형 간염 2차 접종차 보건소를 다녀왔다
이번 주말이면 예정됐던 산바라지가 다 끝나 드뎌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정해 놓은 세월은 참 빠르기도 하지.
어느새 한 달의 시간이 이리도 훌쩍 지나가 버렸는지
딸아이도 내가 해주는 밥 먹고 편하게 있다가 시집으로 가려니
새삼스러운지 \"엄마, 이제 이틀밤 남았다!\"며
서운한 맘을 보인다
지난 일요일에는 사위와 슬그머니 나가더니 남편과 내 여름잠옷을
사 갖구 와서 그동안 수고했다며 약소하지만 선물이라고 내민다
뜻밖의 선물까지 받고 보니 고맙고도 미안하다
자기 들 살림에 한 푼이라도 보탤 생각을 하지 거기까지 신경을 쓰다니...
보건소에 가려니 아침부터 서둘러 손녀를 목욕단장을 시켰다
워낙 물을 좋아하는지라 처음부터 지금까지 목욕할 때 울긴 커녕
마냥 기분좋은 표정으로 상황을 즐기는 표정이라
목욕을 시키는 딸과 나도 수월하다
분홍빛 옷으로 예쁘게 갈아 입히고 가깝긴 하지만 아기를 안고
걷기엔 애매한 거리라 남편이 차로 데려다 주었다
보건소에 도착하니 많은 아기들이 예방접종을 하러 와 있었다
의사가 진찰을 하는데도 곤히 잠들어 있던 손녀는 허벅지에 주사바늘이 들어가자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자지러질듯 울음을 터뜨렸다
다행히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는지 금세 울음을 그쳐
키와 몸무게를 재어보니 태어났을 때보다 1.6Kg가 늘어 4.8Kg가 넘고
키는 57cm가 되어 한달새 9cm나 자랐다
어른들이 이렇게 빨리 성장(?)을 한다면 아마 모두 금방 노인이
되버리고 말았을텐데 참으로 조물주의 섭리는 신기하기만 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손녀를 보는 내 마음은
더욱 애틋해지기만 한다
가까운 거리도 아니라 이제 얼굴 보기 쉽지 않을터에
하나라도 더 눈에 새겨두고 싶어 손녀를 보고 또 보며 그 모습을
새겨 본다
그러나 아기들은 안 보는 새 더 무럭무럭 자라는지라 내가 볼 때와
오랜만에 볼 때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을 듯 하여
그 모습 또한 기대가 된다
아울러 집에 돌아가서 딸아이가 혼자 치뤄내야 할 엄마 노릇이
만만치 않을 듯 하여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한다
많이 힘들어 하지 않고 아기를 잘 보살펴 진정한 엄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내가 보기엔 엄마가 되었다 해도 딸아이나 손녀나 아기이긴 매 한가지인 탓에...
**벌써 옹알이를 하려는지 열심히 눈도 맞추며 나를 빤히 쳐다보는
손녀가 귀여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