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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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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의 추억2


BY 카라 2010-07-22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학생신분에 무슨 여유가 있어서인지 그 당시 그 선배는 흰색 프라이드를 몰고 다녔다.

내가 가는 곳 어디면 항상 따라다니는 것이었다. 스토커 정도는 아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는 내게 작업(?)을 제대로 하려고 맘 먹었던 것 같다.

도서관에서 늘 공부하면서 가끔 음료수 갔다 주던, 친한 사이는 아니었던 선배가 있었는데 한번은 그 선배를 뒷산으로 끌고 가서 어쨋다는 소문도 들렸다.

솔직히 나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내가 특출나게 미모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키도 크고 몸매가 날씬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하는 걸까?

처음에는 사이코라고 여겼지만 한편으로는 고마웠고 어쩌면 정말 나를 좋아하는 순정파 남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그때 당시 누군가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던 때라 조금 외롭기도 하던 때였다.

하지만 이토록 애타게 나를 찾는데...그 마음 누구보다 나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함께 차 마시러 가자고 하면 같이 갔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도 조금은 더 들어보기로 했고 그러다 보니 가까운 바닷가 정도는 한 두번 가기도 했다.

하지만...아무리 그래도 마음이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그 무렵 과에서 엠티를 제주도로 가게 되었는데 나와 친구는 가지 않기로 했다.

선배는 간다고 했다. 며칠 후 소문에 그 선배와 우리과의 ‘흑진주’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말이 들렸다.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뭐 함께 어울려 놀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흑진주...

그 여자를 보면 그 별명이 참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늘씬하게 뻗은 몸매와 각선미...남학생들이 얼마나 매료되었으면 흑진주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을까?

그런데..이건 질투심이 아니고 휴게실에서 늘 만나는 여자동기들은 나와는 코드가 잘 맞지 않았다. 늘 화장품 이야기에 수시로 찍어바르기 바빴고 나는 꿈조차 꾸지 못하는 한 벌에 십만원이 훌쩍 넘는,당시 엉덩이에 역삼각형의 게스 상표를 보란듯이 다니는, 30만원도 훌쩍 넘는 쉬크한 느낌의 성인 브랜드 옷을 평상복처럼 즐겨입는 동기들도 꽤 있었기 때문이다. 어쨋든 흑진주가 손에 낀 에멜랄드 보석반지를 자랑스럽게 내보이며 ‘우리 아빠가 사주셨어.“ 하며 자랑을 하는 순간 나와 내 친구는 그냥 확 문을 닫고 나가버렸던 기억이 난다

그 친구들의 관심은 오로지 그것들 뿐이었다.

내가 그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친구 제이와 단짝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아무튼 나는 그 선배에게 단호하게 내 마음을 이야기하기로 마음먹었다.

너무나 마음이 아팠고 미안했다. 남자의 순정을 이렇게 잔인하게 짓밟다니...

\"나에 대한 마음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하지만...제 마음이 아무리 해도 안되는 걸 어쩌지요....\"

그는 너무나 아쉽고 아프게 받아들였다.

“네가 정 그렇다면...이쯤에서 그만 내가 놔주어야 겠구나....”

나는 그가 상처받았을 거란 생각에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정말 정말로....

그런데 그것은 완전한 착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