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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요양원에 가세요(4)


BY 오월 2010-07-20

그렇게 마음을 열고 섞여 들던 어머님과 식구되는 연습

하지만 그 기간은 참 짧아서 귀가 잘 들리시지 않아

언제부턴가 어머니와 떨던 긴 수다는 끝이나고 말았다.

그렇게 어머님은 다시 회복 될 수 없는 몸으로 자꾸만

병이 깊어 지시고 입원하고 퇴원하기를 반복하다

결국 돌아가시고 후회 하는 삶보다는 모시고 살아 보고 싶은

내 마음 하나 믿고서 어머님을 모셔왔다

삼복 기나긴 더위에 내 체중의 두 배쯤 되시는 어머님

아버님도 어머님도 괄약근이 약해 지셔서 기저귀를 차셔야

하고 출근하는 내 차를 타고 사무실에 모셔 놓고

난 근무를 하고 어머님은 운동을 하시다 주무시다 또 내 퇴근

시간이 되면 함께 집으로 돌아오던 날들

 

차안 가득 배어들던 냄새

내가 애지중지 가꾼 꽃밭을 지팡이로 후려 치시며 이 시간에

부모에게 효도나 하라는 너무나 서운했던 말씀

어머님 저도 뭔가 살아갈 즐거움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하고 막 대들고 싶었던 내 맘

땀범벅이 되어 어머님 목욕을 씻겨 드리고 나면

난 힘이 들어 죽을 것 같았지만 더 속상한 것은 내 속 시원하게

씻겨 드릴 수도 없는 아버님이셨다.

일주일에 꼭 한번 나가는 합창 연습을 다녀 온 어느날

당신의 아들인 내 남편을 옆에 앉혀놓고  네 마누라 암만 봐도

바람난거 같다는 말씀은 늘 여시같은 며느리를 자부한 내 입

마저 꼭꼭 닫게 만들고 말았다

 

잘 할 수 있을것 같았다

늘 즐기며 뭐든 감내하는 내 성격상 어머님을 모시고도 행복 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미묘하게 일어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

내가 입을 다물고 어머님과의 대화를 회피하면서

이건 어머님을 모시는 것이 아니고 서로가 해서는 안될 짓

내 집에 모시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나 역시 오랫동안 일 가진 여자로 옷입는 것 잠시 나갔다 오는 것

어머님은 어머님 대로 난 나대로 자유롭지 못하고

그렇게 부딪치는 일들은 어느새 점점 어머님을 향한 미움으로

다시 보고 싶지 않다는 나쁜 생각으로 점점 크게 내 마음에

자리잡았다  자신의 엄마인 시어머님을  내가 모시고 살면 더 큰

사랑과 이해와 도움을 받을거란 내 착각

 

남편은 성격이 점점 날카로워 지고 자신의 욕구를 해결 하지

못하는 스트레스를 짜증으로 풀고

시어머님을 대하는 내 태도에 점점 불만이 늘어 가면서

부부 사이마저 위태로워 짐을 느꼈다

그렇게 두 달여를 모시고 출퇴근을 하다 어떤 기회가 있어

어머님을 집에 모셔다 드리며 다시는 모셔오지 않으련다

다짐에 다짐을 했었다

그렇게 많이 회복이 되신 어머님은 당신의 몸이 일시적 좋아 졌지만

다시 옛날로 돌아 갈 수 없음을 아셨는지 늦은 밤 아무도 모르게

당신을 찾아 오라 말씀하시고 어떤 작전 같은 방법으로 우리 아이들

결혼 자금이라며 거금을 나에게 주셨다.

 

그 후 또 남편 몫이라며 거금을 주셨고 \"엄마가 쓰고 남은 돈은

모두 너 줄게\" 그런 말씀도 하셨다

난 어머님이 그렇게 많은 돈을 속고쟁이 속에 넣고 당신의

아들 죽음 앞에서도 내 놓지 않으셨다는 사실에 정말 경악했다.

남편이 너무 가엽고 불쌍해서 난 통곡했다

큰병원에 가지 못하고 죽어가던 어느날

다른 자식들 모르게 방바닥 밑에 꼬깃꼬깃 돈을 모아 백만 원 만들어

주고 싶었다며 옥상에 올라가 내 손을 잡고 큰병원에 가보라고

돈 70만 원을 주시던 친정엄마

어머님께는 아무말 못했지만 이제 어머님이 주신 돈은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살 수 있는 지금의 나다  하지만 어머님이 주신 그 돈은

어머님의 계산이 들어 있었다는 것을 난 이제야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