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침에 출근하면서 그런다.
\"학생들한테 말해야하는데....\"
무슨 일이 있나싶어 물어보니 사연인즉,
지금 맡고 있는 일 중 관광지관련 프로젝트가 있어 여름방학동안 시청 관할 관광소 사무실에 대학생 아르바이트생 4명을 파견해두었단다.
준비 기간이 있어 그동안 일거리가 없어도 학생들은 아침 8시30분이면 꼬박꼬박 나와있었고 이제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려는데 어제 시청담당자로 부터 전화가 왔단다.
아직 본격적인 일이 없어 한가한 편이라 학생들이 자기들끼리 잡담도 하고 인터넷도 보면서 좀 시끄럽게 굴었나보다.
그걸 못마땅하게 여긴 관리소 소장이 시청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아르바이트 학생들을 바꾸라했단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주의 좀 주면 될 것을 그리 야박하게 그만두라하다니 참 매정한 사람이다.
사무소 안에는 통역 자원봉사자분들도 계신가본데 , 대부분 아주머니들이라 통상 웃고 떠들며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그 사람들은 자원봉사자들이고 통역담당이라 함부로하지 못한다면서 학생들이 좀 떠들었기로 그렇게 내치라하다니..
마음이 몹시 언짢았다.
물론 그들이 잘못한 부분도 있으리라...하지만 아직 할 일도 별로 없는 사무실 안에서 이제 겨우 대학교 1학년인 어린 학생들이 하루를 가만히 앉아 보내기에는 지겹고 따분하지 않았을까...
일을 태만이 했다면 문제일 수 있지만 그 정도는 아량으로 보아 넘기고 주의를 주어도 좋을텐데...
허긴 몇 번 주의를 주긴 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경중여하도 없이 넷 다 바꾸라니..
남편이 지나는 말로 등록금이라도 벌어볼려고 온 아이들인데...하는 말에 더 울컥하고 말았다.
나는 우리나라 공무원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자기 일에 충실하고 친절한 사람도 많으리라.
하지만 공공기관을 가면 나는 무슨 부탁이라도 하러 간 사람처럼 저자세(?)가 되고 그들은 당연한 일을 거저해주는 것처럼 고자세이다.
웃지도 않고 친절하지도 않고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찬밥신세인가 어이없을때도 종종있다.
거기다 구청과 시청은 같은 관공서인데도 자기네들끼리 협조조차 잘되지않는지 이번 일처럼 별 것 아닌데도 꼬투리를 잡는단다.
하루종일 마음이 너무 아프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학생들인데 자꾸만 마음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