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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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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특급 다이어트


BY 그대향기 2010-06-24

 

 

아이구구구......

아쿠..아쿠.......

삐그덕삐그덕...

발바닥은 화끈화끈.....

 

온 몸이 따로따로 노는 것 같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머리는 맨 꼭대기에서 건덜렁건덜렁...

숨쉬기는 자동으로 오토매틱.

숨쉬기도 수동으로 하는 거였다면 아마도 당분간은 쉬고 싶다.

 

화요일부터 1박 2일.

2박 3일 일정의 행사를 하루 줄이고 했더니

참가 인원이 더 많고 단기간에 엄청난 체력이 소모되어

사흘만에 무려 2kg의 몸무게가 쑤~~욱~~~

 

보는 사람마다 뭘해서 그렇게나 날씬해졌냔다.

본인은 힘들어 죽을 지경인데.....

새벽 5시부터  주방에서 동동거렷더니

땀은 비 오듯 하고 눈은 따갑고.

 

첫날 예상인원이 500~600 명이었는데

무진장 들어와서 900명이나 왔다.

해 놓은 밥이 동이 나 가면서 난리는 나기 시작.ㅎㅎㅎ

주방 뒷 벽에  갖다 놓은 쌀자루를 끌어오기에 바쁘고

그늘막에 갖다 둔 오이며 냉장고의 양파장아찌를 동이 채 들고 나왔다.

 

주방 밖까지 식사줄은 꼬리를 물고 서 있고

밥솥은 비어가기 시작할 때 쌀을 씻기가 번개처럼 실시되고

저녁에 먹을 반찬거리까지 냉장고에서 쏟아져 나와

씻고 다듬고 무치고 고함지르고.

새로 사 신은 물신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신던 신은 바닥이 미끄러워져 미끈미끈거렸는데....

 

단 30분 안에 300 명분의 식사를 해 대느라

땀으로 목욕을 하고 발은 붙어 있으니 따라다니지 들고 다니는 것이었다면

버얼써....주방 어느 구석에 잃어버렸을 거다.

후아~후아~가쁜 숨을 몰아쉬고 기다리는 줄이 다 줄어 들 무렵

손님이 오신다고 조금 이쁘게 보이겠다고

뭣도 바르고 뭣도 그린 얼굴은 완전 탈바가지~~ㅋㅋㅋㅋ

 

점심이 끝나고 바로 저녁 준비에 들어갔고

쌀두가마니를 다시 씻고 반찬을 만들고 배식이 끝났고

이튿날에 새벽부터 또 콩나물 시루째로 엎어서 삶고 무치고...

아침밥이 끝남과 동시에 그 자리에서 바로 점심준비를 하는데

점심메뉴가 콩국수라는 거.

 

얼음을 둥~둥~띄운   시원한 콩물이 준비되고

국수를 네박스나 삶아 사리를 만들어 두고 점심을    주기 시작하다가

줄이 줄이 끝이 안나 돌아보니 허걱.......

아직도 출입문 밖까지    이어진 국수줄..국수줄...국수줄....

불이나케 주방으로 돌아 와 큰 가마솥에 불을  올리고 국수 두 박스를 삶는데

땀이 흐르는게 아니라 아예 샘솟듯 퐁퐁퐁....

 

뜨거운 국수솥에는 내 땀이랑 국수물이 섞이고

눈은 땀이 들어가 따가워서 뜨기가 힘들었다.

국수솥에서는 국수들이 펄~펄~끓는 물 속에서

이리저리 몸부림치듯 삶아지기 시작을 하고

다 삶아진 국수는 찬물에 쏟아내고 또 삶아내기 위해  다시 넣고를 반복.

투명한 색이 나올 때까지 부르르~끓어 오르면 찬물을 두번 끼얹어가며

삶아대기를 몇번이나 반복했던가~

 

그 많던 줄이 다 줄어들고 이젠 그만 삶아도 되겠다 싶어 둘러보니

남은 국수는 한다발도 없고 콩국수는 딱 한그릇만 남아있었다.

이건 거의 신의 경지에 이를만큼의 정확한 계산이질 않나...ㅎㅎㅎㅎ

여러 사람이 사리를 만들었기에 사리가 클수도 적을수도 있었는데 말이지.

콩국수를 다 배식하고 난 다음 거의 탈진 상태.

 

점심을 끝으로 행사는 마쳤고 봉사자들이 해주고 간다고는 하지만 뒷정리는 내 몫이고

수련회에 온 사람들은 밀물처럼 너른 운동장에서 색색의 크고 작은 차를 타고 사라졌다.

햇수로 17년째인 수련회가 매회 힘들긴 했지만 어제그제처럼 힘들어 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든 탓일까?

체력이 딸리는 것일까?

저녁에는 200평 주방을 정리하는데 내일 해도 된다는 남편의 만류에도 밤이 늦도록

다 정리를 하고 올라와서 샤워 후에 몸무게를 재 보는데 헐~~~~~

 

그렇게 운동하고 식사량을 조절을 해도 안빠지고 나랑 동거를 고집하던 몸무게가

무려무려 2kg이나 빠지질 않았겠나~~

흐뭇..흐뭇.....ㅎㅎㅎㅎ

힘들어서 몸무게가 빠진거지만 기분은 완전 신나 신나~~~ㅋㅋㅋ

이 상태를 이쁘게 유지하려면 날마다  가마솥에다 국수를 삶아대야 할까?

보는 사람마다 비결이 뭐냐고 한마디씩 하는데 딱히 들려 줄 비법이 없다는 것.

 

오늘  새벽엔 남편은 침대에서 아직  코...잠에 빠졌고

어젯밤의 그 기분을 한번 더 확인하고 즐기기 위해 양치질을 말끔히 하고 난 후에 샤워하고

물기를 한방울도 안 남기고 깨끗하게 제거하곤 다시 한번~~

어디보자.....

오호오호오호오호오호호호호호.....

아직도 그 몸무게닷~~!!!!

2kg의 체중조절이 이렇게도 기분이 좋다니~~~

일하고 몸무게 줄이고 기분 짱이고~~~

 

바쁘게 동동거리다가 방금 나온 밥솥에 팔뚝이 닿아

500원짜리 동전만한 붉은 물집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후다닥~

30여 미터 떨어진 다른 주방으로 내 달아서 알로에 한잎을 뚝 따서

화상입은 팔뚝에다 대고 커다랗게 부치곤 랲으로 똘똘 싸 맸다.

주방에서 반창고는 멀고 급하면 랲을 한번 써 보시라~

절대로 안 미끄러지고 아주 단단히 고정되어있다.

그리고 어지간히 3도 화상 이상이 안되면 물집은 안 잡힌다.

보글보글....붉은 물집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던 화상이

약간 쓰라린 느낌은 있지만 화상 완전 진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