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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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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는 다는 것은


BY 오월 2010-06-18

붉은 산딸기가 지천으로 익어 가도 그저 이쁘다

하면 끝이였는데

나이 먹는 다는 것은

모기에 물리고 가시에 찔리고 땀이 등골을 타고

아무리 흘러도 억척스레 따는 것이다.

 

마당에 키큰 오디나무에 검은 오디가 수없이 떨어져

널부러 져도 새가 먹고 쥐가 먹고 개미가 먹고 난 창가에

서서 바라만 봤었다

오디를 먹는 쥐를 매가 물고가는 모습도

즐겁게 바라본 적이 있다. 

나이 먹는 다는 것은 한개의 오디도 양보 못하고 다 주워 담고

쭉정이 까지 모조리 쓸어 닭장에 넣어 주는 것이다.

 

어머님과 같이 살 때

애비 밥줘라

애들 밥줘라 하시는 말씀에

\"어머님,요즘 배곯고 사는 사람 없거든요

배고프면 밥달라고 하면 되고 배고프면 뭐든 사먹으면 되니까

자꾸 밥 밥 좀 하지 마세요 \"

나이 먹는 다는 것은 어느새 어머님을 닮아 밥힘으로 산다고

강조 하는 것이다.

 

잠시 고생해서 산딸기를 설탕에 재어 놓고

잠시 고생해서 오디를 설탕에 재어 놓고

누군가 올 여름 내 사무실을 방문하면 탄산음료나 커피 보다는

붉은 딸기 쥬스 한 잔에 어름 둥둥 띄워

내어 주고 진한 오디 쥬스 한 잔에 어름 동동 띄워 내어 주고

맛있다 하는 모습 바라보며 난 행복할 것이다.

 

나이 먹는 다는 것은 나보다는 남을 위해 내 몸을 좀 더

부리는 것 그래서 힘나게 밥을 좀 더

많이 먹는 것이다.

나이 먹는 다는 것은 누군가 나로 인해 맛있는 음료 한 잔

시원하게 마실 수 있다면 피부가 까매지는 것 쯤

모기에 물리는 것 쯤

가시에 찔리고 긁히는 것 쯤 후후불고 털어내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다.

나이 먹는 다는 것은 사람이 무엇보다 소중함을

아는 것이다.

나이 먹는 다는 것은 나 보다는 내 주위를 더 챙기는

마음과 어우름을 잘 하는 것이다.

붉고 달콤한 산딸기 쥬스 한 잔

캬~~~

정말 맛있다 .

남도 좋고 나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