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에 들어서니
할머니께서 점심을 들고 계신다
ㅡ할머니 저 왔어요 ~~
하니
접시가 하나 안보인다고 하네
ㅡ할머니 무슨 접시요??
찬장에 중자짜리 접시가 두개 포개 있어야 하는데 하나가
없다고 그런다,,,,,, 밑에 내려와 있나요하니
ㅡ읎어 !내가 다 찿아 봐도 안보여 그게 대체 어디가고 없는겨
우리딸들은 맨날 쓰라고 사들이고 일하는 아지매들은
맨날 깨뜨리고 치우고 ,,애고 내가 사람 쓰는게 웬수여
이그 오그라질 년들!
허억 ! 청소를 하다가 넘 심하다 싶어
ㅡ할머니 그렇게 보호사들을 못 믿겠으면 저 한달만 하고 그만 둘까요?
하니 갑자기 목소리가 작아진다
ㅡ 아니~~~ 그게 누가 애기엄마보고 그렇다는게 아니고
여지껏 그 예편네들이 그랬다는 얘기지
잠잠,,,
ㅡ ㅡ ;;
나이드신 어르신들은 대체로 검소한 분들이 많다
전기 아끼느라 방에 불끄기 물아끼기 난방도 아끼느라 적게 때고
우리 친정에서는 그런걸 몰랐는데 시집을 오니
돌아 가신 시아버님이 전기 아낀다고 방에 불을 끄곤해서
저녁식사이후에 컴컴한데서 모두 tv 시청을
하던 기억이 있다
할머니는 그중에서도 진짜 짠순이 할머니~
마트 비니루 하나도 눈앞에 안보이면 꼭 찿으시고
온몸의 통증땜에 괴로운 분이라 연일 뜨거운 찜질을 몇시간씩 해드리고 있는데
깜박깜박 졸리기도 해 테레비 좀 보고싶다고 하면
볼게 모 있냐고 한다
눈이 침침해 뵈지도 않고 하나도 재미가 없다고 ~
ㅡ 아니 할머니 제가 좀 볼려고요 ,,지루하기도 하고여
또 특유의 소신의 변이 나온다
ㅡ 저 테레비가 돈 엄청 나오는거여 언젠가 유선인가 그 방송 좀 봤더니
돈이 엄청 나왔어 내가 이젠 안봐 조금보고 꺼버리고 꺼버리고
재미도 없어 눈도 아프고
tv 시청료가 얼마 안나온다고 ,,할머니는 이제는 그정도는 누리고 사셔도 되는거라고
거듭 말씀 드려 봤자 전혀 접수가 안된다...
찿는 접시는 그 뒤켠에 얌전히 놓여 있어서 들고 가
여기 잘있는데요 ,,하니 작은 눈을 반짝 뜨며 두개 다 있어 ? 거듭거듭 확인하신다
됐고 ~ㅎ
말투가 투박하고 간혹 욕도 섞이고
옹고집할머니에게도
살림관리하는 걸 보면 배울점이 하나하나 있다
새우젖 뜰때는 물기 없는 숟갈로 떠야 변하지 않고 오래 간다
가루비누 뚜껑은 쓰고 꼭 닫아 놔야 굳지 않고 잘 쓸수 있다
삼겹살 기름기 싹 빼고 재어놨다 담백히 굽기
강된장 찌게 맛나게 조리기
등등
전통음식을 선호하는 나는
할머니네 맛있는 고추장 된장단지가 참 부럽기도 하고 배우고 싶기도 하다
중국산이니 첨가물이니 고추장 하나도 사 먹을려면 얼마나 신경이 쓰이는
요즘 세상인가
물론 미원과 맛소금을 간간히 사용하는 것까지 좋다고 하는 건 아니고 ㅎㅎ
할머니는 연세 높은데도 카레라이스나 짜장볶음도 즐겨 드시는 반면
몸에 좋은 생선 요리를 비리다고 전혀 안드신다
고등어가 장수 식품이라는데 안타까운 일~
갈시간이 거의 되갈 무렵
한쪽엔 냄비밥을 옆에는 계란찜을 올려 놓고
의자에 앉아 불을 보고 있는데
할머니 침대에 누워 한바가지 사설이다
ㅡ 요즘 젊은 것들은 된장에 벌레만 좀 생겼어도 단지째 갔다 버린다
여기 에도 몇번 그래서 할머니들이 갖다가 벌레 싹 잡고 단도리해서
된장 먹으니 올마나 맛있는지 몰라 요즘것들은 아까운 줄을 몰라
아는 게 있어야지
(홍홍 ,,,그랬구나ㅎㅎ )
그리고 요즘엔 젊은 년들이 너무 지랄이여
너~무 날쳐 서방한테도 지랄지랄, 애 공부시킨다고 지랄
듣는 젊은 년 민망해서
ㅡ 할머니 그렇다고 욕까지 하실건 없는데...
제동을 걸자
ㅡ 누가 애기엄마한테 그러나 시상이 그렇다 이거지
아무리 여자가 똑똑하고 잘났어도 남자만 못한겨
아무리 여자가 잘나고 아무리 못난 남자라도 남자걸음은 황소걸음이라 그랬어
여자가 돈좀 번다고 남자앞에서 유세하면 그것처럼 못쓰는게 없어
ㅡ 할머니 그래도 아직은 우리나라는 남자세상이야요
여자는 직장을 다녀도 집에서 살림까지 다 해야한다고 믿는 남자들이
많은데요 같이 분담하는 집이 많지 않고 여자들이 편해지긴 했어도 남녀가
평등해 졌다고 보기엔 많은 문제들이 있어요
ㅡ몰러몰러 !!!!어쨌든 남자는 여자보다 위인거여
휴......
할머니는 나하고 이야기할때
빼고는 앓는 소리로 시간을 보내신다
아이구 못살아
아이구 어머니 나 죽어요
얼마나 아프신지 제3자는 모르니까..
펄펄 엄한 소리 하다가도 침대에 눕기만 하면
못살아 못살아하신다
할머니에게 영육간에 평화가 찿아 오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