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드디어 내 생애에 처음으로 운전면허에 도전하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아주 오래 전에 한 번 시도했다가 필기는 한 번에 붙었지만 기능은 도저히
용기가 안 나 신청만 해놓고는 뺑소니 쳤던 쓰라린 과거가 있는지라
50중반의 나이에 죽을 힘을 다한 용기를 낸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도 있지만 정말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건 내게 무척이나 어렵고도 어려운 숙제임에랴!!
사실 예전에 뺑소니 쳤을 때도 운전대를 잡을 생각만 하면 가슴이 먼저
답답해져서 도저히 운전대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던 내 소심증의 극
치때문이었으니까!
게다가 내 사전에 운전을 한다는 건 사치라고 여겨질 만큼 여유없이 살았다는
반증도 다름 아니기에.
남편은 60대라 이제는 운전대 잡는 게 꺼려진다길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중간에 또 다시 포기하면 시작안 한 것만도 못할 것 같아 이번만은 중도에
포기함 없이 나를 미심쩍어하는 남편의 의구심을 확실히 해소시키기 위해서라도
도전을 멋지게 성공시켜야만 한다
학원엘 가서 등록을 했는데 젊은이들 아니 새파란 학생들 천지고 내 또래 아줌마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가 않아 의문이 들었다
\'나처럼 면허를 따려는 사람이 없는건가? 아님 딸만한 사람은 다 땄기에
나는 천연기념물(?)수준인건가?\'
별별 생각을 하면서 학과 시험문제를 받아들고 돌아왔다
운전하는 사람 옆에서 편하게 타는 게 더 좋지, 내가 운전을 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해보지 않았던터라 기계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는 게 가장 우선일 것 같다
워낙 기계치라서 과연 자동차라는 물건이 내 말을 잘 따라서 움직여 줄런지.....
이런 상황에서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길거리에서 여성 운전자만 보면
지금까지는 예사로 보았던 모든 것들이 다 호기심의 대상으로 보인다
\"저 사람들은 처음에 운전대를 잡을 때 마음은 어땠을까? 사고는 안 났을까?
면허는 몇 번에 땄을까?\"
궁금한 것 투성인데 어디 물어볼 데도 없고, 운전면허를 미리 딴 사람들은
개구리가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고 나의 이런 과민반응이 가소롭기만 할 것 같아
물어보지도 못하고 전전긍긍이다
다행히 어제 받아온 학과시험문제집을 철저히(?) 읽고 문제를 풀어보니
60점은 거뜬히 넘을 것 같애 안심은 되는데 내 생전 운전대도 한 번 안 잡아본 사람이
기능시험에 도전한다는 건 천지가 개벽을 할 일임에 틀림없다
그래도 나는 대한민국 아줌마의 힘을 굳게 믿고 아자,아자!!!
자기최면을 걸어본다
\"I can do it!!\"
아컴님들의 월드컵 응원 못지않은 열렬한 응원의 힘을 믿겠습니다*^^*
***남편은 내게 용기는 못 줄 망정 따기 어려울 것 같다는
초치는 소리에 내심 기분 언짢아서 더욱이나 이번에 뭔가를 보여줘야만 합니다***